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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지역구도 부활, 영호남 극명하게 갈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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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1대 총선에선 전통적 지역구도가 부활했다. 영남에선 미래통합당이, 호남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뚜렷한 우위를 보이며 압승을 거둔 양상이다. 수도권은 서울·인천·경기 모두 민주당의 일방적 우세가 두드러졌다.

TK 25곳 중 24곳서 통합당 유력 #호남 28석 중 27곳 민주당 앞서 #서울은 강남3구 외 여당 우세 #충청은 민주당, 강원 통합당 앞서

전체 253개 지역구의 거의 절반(121석)이 걸린 수도권은 민주당 강세가 확연했다. 16일 오전 6시시 기준으로 민주당은 103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서울(49석)에선 강남 3구와 그 외 지역의 지지 차이가 뚜렷했다. 통합당은 강남 3구에서 선전했을 뿐이고, 민주당은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했다.

통합당은 강남3구 이외 지역에선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통합당의 지역구였던 강북갑, 양천을, 강서을, 동작을, 관악을에서 수성에 실패했다. 통합당 입장에선 용산에서 선전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경기(총 59석)·인천(13석)도 민주당의 강세가 확연했다. 오후 6시 기준 민주당은 경기 51곳, 인천 11곳을 앞섰다. 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던 수원갑, 성남중원, 안양동안을, 광명을, 안산단원갑, 시흥갑, 김포을 등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선두를 꿰찼다. 다만 민주당 지역구였던 성남분당갑에선 김은혜(50.0%) 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다.

인천에서 총선 전 6석을 지키고 있던 통합당은 이번엔 중-강화-옹진에서만 당선인을 배출했다.

국회의원선거 전국 표심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회의원선거 전국 표심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민주당, TK에 비하면 PK서 선전 

통합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영남 지역은 통합당의 우세가 뚜렷한 가운데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표심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 지역에선 전체 25개 지역구 가운데 24곳에서 통합당 후보의 당선됐다. 대구 수성을 지역에선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홍준표 후보가 이인선 통합당 후보를 2.8%포인트 차로 앞서 접전 끝에 당선됐다. 사실상 범보수 진영이 TK를 석권했다.

앞서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TK 25곳을 싹쓸이했지만 20대 총선에선 ‘진박’ 논란 여파로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북을에선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 막판 불거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 등에 따른 여권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구는 10~11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최저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최종 67.0%를 기록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일곱 번째로 높았다.

PK 지역에선 통합당의 우세 속에 TK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선전을 거뒀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중 5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했지만 이번엔 그보다 못한 곳에서 앞섰다. 부산 남을에서는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이언주 통합당 후보를, 북-강서갑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박민식 통합당 후보를, 부산 사하갑에선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김척수 통합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여야 부산 선거를 지휘한 부산진갑의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서병수 통합당 후보에게 근소하게 밀려 낙선했다.

경남 16개 지역구는 통합당 후보가 12곳, 민주당 후보가 3곳, 무소속 후보가 1곳에서 우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갑·을 지역에선 민홍철·김정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을에선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나동연 통합당 후보를 앞섰다. 통합당을 탈당한 김태호 무소속 후보는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당선됐다. 울산은 이상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북 지역을 제외한 5곳에서 통합당이 앞섰다.

전통적 스윙보터인 충청(대전 7석, 충남·북 19석)도 여당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대전 전 지역구와 충남 11곳 중 6곳, 충북 8곳 중 5곳 등 충청 26석 중 18석에서 우위를 점했다.

대전 지역에서 민주당 압승 예상 

여당은 특히 대전에서 압승했다. 20대 총선에서 대전 7석 중 3석을 차지해 민주당과 근소한 균형을 맞췄던 통합당은 이번엔 전패했다. 충남·북도 민주당이 11석, 통합당이 8석으로 여당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충남은 김종민(논산-계룡-금산), 강훈식(아산을), 김태흠(보령-서천), 정진석(공주-부여-청양) 등 양당의 현역 의원이 대부분 앞서가며 저력을 과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화제를 모았던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선 박덕흠 미래통합당 후보가 56.8%를 얻어 곽 후보(41.4%)를 앞섰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은 8석 중 미래통합당이 4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강원지사 출신의 이광재(원주갑) 후보와 송기헌(원주을) 후보,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갑) 3곳에서 우세했다.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권성동(강릉) 후보도 당선됐다. 권 후보 측은 당선시 통합당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사실상 통합당이 5석에서 우위를 점한 셈이다.

호남(28석)에서는 민주당이 27석을 얻었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28석 중 25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의 빈자리를 모두 가져간 결과다. 유일하게 비민주당 후보가 앞선 곳은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무소속 후보다. 하지만 이 후보는 당선 후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에 이어 민생당으로 나선 호남 다선 의원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유성운·손국희·김기정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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