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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지원금, 은행계좌 없는데 어떻게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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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스퀘어

[잭 도시. 출처: 셔터스톡]

결제 플랫폼 스퀘어(Square)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미국 정부의 긴급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대출기관 중 하나로 참여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가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미국에는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이 상당수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이들이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셈이다. 스퀘어는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은행 계좌가 없어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에 자사의 결제 앱인 캐시앱(Cash App)을 설치하면 자체적으로 계좌가 생성되고 이 계좌를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는 방식이다.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이란?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긴급지원과 구제 및 경제안보를 위한 법’(CARES법, Coronavirus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이 3월 27일 미 의회를 통과했고,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서명하면서 법안이 발효됐다.

CARES법에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3500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급여보호프로그램(PPPㆍPaycheck Protection Program)’이다. 직원 500명 이하의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긴급하게 돈을 빌려준다. 이 지원금을 통해 사업주는 파산을 막고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특히, 긴급 융자액 가운데 직원들의 급여와 임대료 등으로 쓴 비용은 사실상 무상 대출 성격이어서 영세 사업주들에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은행 계좌가 없으면 정부 지원금 못 받는다

신청 자격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직원 500명 이하 중소기업, ^자영업체, ^우버 운전자 등과 같은 개별사업자, ^프리랜서 등이다. 업체의 임금 규모에 따라 최대 1000만달러까지 융자를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신청이다. 이미 4월 3일부터 미국의 일반 상업은행이나 커뮤니티 은행(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과 유사) 등을 PPP 대출이 나가고 있다. 일단, 이들 은행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이들 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에는 계좌 유지 수수료 등의 이유로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이 상당하다. 은행 계좌가 없다면 정부 지원금을 신청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은행은 속도도 느리다

속도도 문제다. 상황은 긴급한데 전통 금융기관들의 업무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다. 올 초 비자(VISA)가 인수한 핀테크 스타트업 프레이드(Plaid)의 정책부문 책임자 존 피츠는 4월 10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은행들이 대출 승인에 머뭇거리는 사이 중소기업은 이미 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PPP를 통한 정부의 자금지원에 핀테크 업체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면서 “핀테크 업체는 디지털에 강점이 있다. 기존 대출기관에 비해 핀테크 업체는 몇 주가 걸리는 대출 집행 시간을 몇 시간에서 수일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츠 책임자는 “핀테크 업체가 코로나19로 파산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에는 생명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통하면 은행 계좌 없어도 된다

4월 9일 미국 연방중소기업청(SBA,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은 은행 계좌가 없는 정부 지원금 신청자들에 대한 PPP 지원 양식을 공개했다. 은행이 아니라 스퀘어(Square)나 페이팔(Paypal)ㆍ인튜이트(Intuit, 금융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등 핀테크 업체를 통해서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스퀘어는 어떻게 이걸 가능하게 했을까

스퀘어의 결제 앱인 캐시앱(Cash App)을 통해서 정부 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캐시앱 안에서 직접 디지털 계좌를 만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한 PPP 지원 양식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은 계좌번호에 캐시앱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런 기능은 이미 2018년에 캐시앱에 탑재됐지만 그간 활용도가 거의 없다가 최근 정부 지원금 신청 국면에 빛을 발하게 됐다.

트위터 창업자이자 스퀘어 CEO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캐시앱 계좌가 있으면 정부가 지원하는 수표(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당 1200달러 지급하겠다고 한 내용)도 이를 통해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도시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열렬한 비트코인 옹호자로 알려져 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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