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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 중인 면역 항암 약물, 중증 코로나 환자에 투입

중앙일보

입력

6일 대구동산병원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음압병동 근무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대구동산병원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음압병동 근무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 회사가 개발중인 신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새로 투입됐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3일 젬백스의 치료 약물 'GV1001'의 코로나19 치료 목적 사용이 승인됐다. 칠곡경북대병원에서 두 건을 신청했고, 식약처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응급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치료 목적 사용 승인' 제도에 따른 것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이 투여할 환자는 에크모(체외산소순환기)를 달고 있는 등 중증 코로나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GV1001은 텔로머라아제 유래 펩타이드다. 텔로머라아제 효소는 인간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기능을 맡는다. 1990년부터 면역 항암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는 약물이다. 면역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 등이 확인돼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로 확산되는 코로나19를 막아줄 확실한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임상 현장에선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약들을 코로나19 환자용으로 돌려 쓰고 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전문가 권고에 따라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말라리아 약인 '히드록시클로로퀸'을 1차로 사용한다.

치료 효과가 어떤지 확인하는 임상시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클로로퀸의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한국에선 지난달 22일 칼레트라ㆍ히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확인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임상시험 계획이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시험도 지난달부터 진행되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신약으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약물의 적용 대상을 늘리려고 시도한다. 몇년씩 걸릴 수 있는 개발 시간을 줄이고, 여기에 투입될 막대한 비용도 절감한다.

국내서 개발중인 GV1001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전 분당서울대병원장)는 "GV1001의 염증 억제 효과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사인으로 꼽히는 '사이토카인 폭풍'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염증 매개 물질이 급증하는 걸 차단해주면 확진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곤 젬백스 대표이사는 "약물의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이 났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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