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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7536만원 더 내겠다” 전세로 본 강남 집값 '전철역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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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가까운 역세권 단지의 인기가 높다. 수요가 많은 탓에 아파트 가격에는 ‘역세권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렇다면 집 앞에 지하철이 생긴다면 집값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서울시민 5000명에게 물어보니 #마용성, 1억1826만원 추가지불 #통행 10분 단축가치는 7430만원

명지대 스마트모빌리티센터의 연구 결과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센터가 지난해 8월부터 두 달간 서울 시민 5000명(만19~65세)을 설문 조사한 결과 지하철이 300미터 이내 들어설 경우 추가로 낼 수 있는 전셋값이 최고 1억7000만원을 넘었다.

지하철 300미터 이내 생길 경우, 전셋값 추가 지불의사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하철 300미터 이내 생길 경우, 전셋값 추가 지불의사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역별로 살펴보면 3인 이상 가구 기준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가 평균 1억7536만원으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1억1826만원), 은평(8959만원), 강서(8709만원), 도봉구(6560만원) 등 순이다. 지역별로 가격 격차가 나타난 데는 기존 집값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 3월 평균 전셋값이 7억7400만원으로 강북구(3억1500만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특히 1인 가구는 출ㆍ퇴근 시간이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59%가 1~2인 가구다. 이들은 출ㆍ퇴근 시간을 10분 줄일 수 있다면 전셋값을 최대 7430만원을 더 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 3인 가구에서 가장 높게 제시한 금액(5540만원)보다 시간 가치를 34% 높게 평가한 것이다.
3인 이상 가구는 부모의 출ㆍ퇴근 시간 외에 자녀의 학교와 학원 위치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와 달리 1~2인 가구는 대부분 자녀가 없기 때문에 통근시간 단축에 따른 지불 의사가 높은 편이다.

하남선 개통 소식에 주변 단지 1년 사이 2억 올라 

전셋값 상승효과가 이 정도이면 매매가격은 훨씬 더 많이 오를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1분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9.9%다. 예컨대 전셋값을 6000만원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은 매매가격은 1억원 더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하남풍산아이파크 5단지(84㎡ 전용)가 지난 2월 7억9800만원에 팔렸다. 1년 전보다 1억9800만원 더 올랐다. 단지 앞으로 지하철이 지나간다는 소식에 몸값이 오른 것이다. 5호선 종점인 강동구 상일동역에서 강일지구, 하남시 미사지구, 덕풍동, 창우동까지 7.7km를 잇는 하남선이다. 전체 노선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김현명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스마트모빌리티 연구센터장)는 “역세권으로 개선되면 통행시간 절감과 함께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지하철 노선이 생기면 계획발표ㆍ착공ㆍ개통에 3번 집값이 오르는 ‘3승(昇) 법칙’이 적용된다”면서 “하지만 공사 기간 지연 등으로 실제 개통까지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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