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재학생 단체 장기기증

중앙일보

입력

"사랑의 장기 기증 우리부터 시작해야죠" 연세대 원주의대 재학생 34명은 10일 수요 정기채플 시간을 통해 집단 장기기증서약식을 갖고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사후 시신을 본교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할 뜻을 밝히며"죽어서도 의사의 길을 갈 것"을 다짐했다.

운동본부측은 "지금까지 젊은 의사들이 사후 시신을 기증한 사례는 몇차례 있었지만 의대 재학생들이 단체로 장기기증 서약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학년 이민휘(21.여) 씨는 "어릴 때부터 가톨릭 신앙인으로 장기기증을 통해 사랑을 나눌 결심을 하고 있었는데 단체서약식을 통해 실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사후 시신까지 기증한 1학년 김주일(20) 씨는 "평소 선배들로부터 해부용 시신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의학을 공부하기로 한 학생으로서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 자료에 따르면 의대, 치대, 한의대에서 매년 한의학 실습을 받는 학생은 4천8백여명. 시신 1구로 4명의 학생이 실습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고 보면 매년 2천2백여구의 시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기증되는 것은 필요량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제대로 의학 수업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장기기증운동 강원지역본부 조정진 사무국장은 "의과대 학생들이 장기기증에 앞장섬으로써 지역사회에 장기기증운동이 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원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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