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로 깜깜이 선거 우려”… 유세 전용 게시판 연 맘카페

중앙일보

입력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내에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뉴스1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내에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뉴스1

21대 총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북 청주의 한 온라인 카페에서 후보자를 위한 유세 게시판을 열었다.

청주 맘스캠프, 14일까지 후보자 정보 공유 #“비대면 선거운동에 주민 알권리 침해우려” #주부들, 교육·보육·환경 관련 총선공약 제안

청주의 대표 온라인 카페인 ‘맘스캠프’는 4·15 총선 공식선거 운동 마감일인 14일까지 온라인 유세 게시판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총선은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비대면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외출이 줄면서 주민들은 선거공보물이나 TV토론회 등에 국한해 후보자 정보를 얻는 상황이다.

맘스캠프 김선영(44) 대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하면서 국회의원 선거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후보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정책·공약을 홍보하는 코너를 만들면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5년 개설한 맘스캠프는 회원 수가 9만명에 달한다. 충북에 사는 만 19세 이상 여성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물물교환을 하거나 육아·요리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하루 접속자 수는 비회원을 포함, 10만명이 넘는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육아를 전담하는 주부들이 카페에 접속하는 일이 더 많아져 유세 게시판을 운영하면 후보자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9만명의 회원을 둔 온라인 카페 '맘스캠프'에서 지난달 29일부터 후보자 유세 게시판을 열었다. 후보자들이 소개자료와 공약 자료를 올려 홍보할 수 있다. [사진 맘스캠프 캡처]

9만명의 회원을 둔 온라인 카페 '맘스캠프'에서 지난달 29일부터 후보자 유세 게시판을 열었다. 후보자들이 소개자료와 공약 자료를 올려 홍보할 수 있다. [사진 맘스캠프 캡처]

김 대표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세 게시판 운영을 공지했다. 지난달 29일부터 게시판 참여를 원하는 선거캠프의 홍보담당자를 맘스캠프 임시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5명의 청주권 후보자가 게시판을 활용하고 있다. 11개 글을 통틀어 조회 수는 3800회 정도다. 후보자 소개와 보육·교육분야 공약, 긴급재난생활비와 관련한 후보자별 견해가 담긴 글이 많다.

맘스캠프는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바란다’는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이곳에서 선거구별로 주민의 요구사항도 확인할 수 있다. 소각장 증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주시 청원구는 환경 문제 개선을 촉구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충북교육청 인근 있는 청주교도소 이전이나 도서관·놀이터 증설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김선영 대표는 “후보자 대부분이 남성인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전보다 주부를 만날 기회가 더 적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게시판 운영을 통해 청주권 엄마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후보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한 청주지역 총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주부들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는 정보 전파가 어느 곳보다 빨라 비대면 선거운동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