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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월 영업이익 낸 티몬…소셜커머스 실적개선 신호탄 될까

중앙일보

입력

티몬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티몬 2020 패밀리 미팅. 사진 티몬

티몬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티몬 2020 패밀리 미팅. 사진 티몬

티몬, 3월 영업이익 1억6000만원

월 단위이긴 하지만 만년 적자 신세이던 소셜커머스 업계서 최초로 흑자를 낸 기업이 나왔다. 티몬이 2일 발표한 3월 실적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1억6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e커머스·e-commerce) 기업인 G마켓·옥션 등이 흑자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국내 3대 소셜커머스(쿠팡·티몬·위메프) 중에서 월간 실적이 흑자로 전환한 건 티몬이 처음이다.

소설커머스 업계가 태동한 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지난 1월까지 3사중 흑자를 낸 곳은 없었다. 거래 규모(9조원·2018년)가 가장 큰 쿠팡은 지난 2018년 1조9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티몬은 1254억, 위메프는 39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장기간 영업 손실이 이어지자 “소셜커머스 업계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반짝 할인’에 의존하면서 무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도 계속됐다. 지난해 쿠팡의 적자 규모는 2018년보다 더 늘어난 2조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위메프 역시 2018년보다 영업 손실 폭이 커질 전망이다. 티몬의 경우 2018년 수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3사는 이달 중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티몬은 3월 한 달 간 영업실적이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 티몬

티몬은 3월 한 달 간 영업실적이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 티몬

'만년 적자산업' 불명예 깨뜨려

적자에 허덕이던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티몬이 사상 최초로 월간 실적 흑자를 달성하자 평가가 엇갈린다. 일단 소셜커머스 산업의 재무구조가 턴어라운드(turnaround·호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실제로 지난 3월 티몬의 ‘2개월 연속구매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다. 이 지표는 소비자가 특정 웹사이트에서 꾸준히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또 티몬이 주력하는 상품 판매 방식인 ‘티몬블랙딜(매일 티몬이 선정한 20개의 특가 상품을 자정부터 판매하는 방식)’으로 티몬 소비자가 평균적으로 3일에 1차례 사는 걸로 집계 됐다. 꾸준히 특정 제품을 반복 사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티몬 관계자는 “3월 흑자는 일회성 비용을 일시적으로 축소해서 만든 흑자가 아니다”라며 “소비자에게 최저가 수준의 특가 상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티몬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단시간에 대규모 판매가 가능해 비용을 줄여 손실을 보지 않고 제품 판매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이번 실적이 한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분기·연간 흑자로 이어지도록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한 달100억원가량의 흑자를 꾸준히 기록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진 행렬을 기록한 티몬의 퍼스트위크와 티몬블랙딜 행사 상품. 사진 티몬

매진 행렬을 기록한 티몬의 퍼스트위크와 티몬블랙딜 행사 상품. 사진 티몬

“코로나19 영향 고려해야”

반면 대규모 적자에도 외부 자금을 수혈하며 생존했던 소셜커머스 업계가 바닥난 자금을 메우기 위해서 투자 유치 대신 상장으로 방향을 튼 데서 나온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단기 실적 향상이 이 과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등장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티몬은 오는 2021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설정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주식 시장에 상장하려면 일정 수준의 재무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실적 개선도 소셜커머스 업계의 체질 개선이라기보다는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판매 방식·비중을 축소한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쇼핑하던 소비자가 대거 소셜커머스로 몰리며 티몬도 실력보다 나은 성과를 얻었다”며 “소셜커머스 업계가 힘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난 이후의 실적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티몬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재택근무를 위해 노트북을 수령하고 있다. 뉴스1

티몬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재택근무를 위해 노트북을 수령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진원 티몬 대표는 지난 2월 3일 열린 ‘티몬 2020 패밀리미팅’에서 흑자 전환 시 1200여명의 모든 임직원에게 유급포상휴가를 지급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1개월 기준 흑자를 기록할 경우 전 직원에게 해외여행권·숙박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유급포상휴가 시기는 개인이 지정할 수 있고, 휴가지는 동남아시아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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