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나들이, 응급상황 대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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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락의 계절이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나서다 보면 예기치 않게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응급상황 대처법을 알아본다.

교통 사고가 일어났을 땐 다치지 않은 사람이 빨리 119나 경찰에 신고해 구급차로 후송하도록 조처해야한다.

목.척추 등을 다친 환자를 무리하게 좁은 공간에 뉘여 이송하면 후유증으로 불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할 것. 반드시 목과 척추가 직선이 되게 해 이송해야 한다.

행락지에서 겪는 흔한 사고가 벌에 쏘이는 일. 보통은 쏘인 자리가 아프고 붓는 정도지만 벌독 알레르기가 있다면 쇼크에 빠져 생명을 잃기도 한다. 벌독에는 여러 효소와 단백질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

벌독 알레르기는 20세 이하 젊은층이 많은데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벌에 쏘이면 피부의 전신에 두드러기가 나고 붉게 변하며 혈관이나 기관지 등 호흡기가 붓기도 하는데 기관지 입구가 부으면 사망하기 쉽다.

서울대의대 알레르기내과 조상헌(趙相憲) 교수는 "벌에 쏘였을 땐 우선 독침을 제거하고 가능하면 얼음찜질을 해 독액의 흡수를 줄이도록 하라" 고 말한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趙교수는 "한번이라도 벌독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은 외출할 때 항상 휴대용 에피네프린을 가지고 가 벌에 쏘이면 바로 허벅지에 주사한 후 병원으로 가라" 고 조언했다.

휴대용 에피네프린은 알레르기전문의에게 필요시 구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는게 좋다. 야외에서 양말.구두를 벗지 말고 운전 중엔 반드시 창문을 닫아 두며 출발 전엔 밝은 색 옷차림이나 향기가 많이 나는 화장품.헤어 제품은 피하는 것이 상식. 일단 벌이 있으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낮은 자세를 취해야 벌에 쏘이지 않는다.

드물지만 독사에게 팔.다리를 물릴 수도 있다. 독사에 물리면 상처부위가 즉시 화끈거리는데 물린 부위에서 심장쪽으로 부기가 점점 퍼진다.

서울대의대 응급의학과 이중선(李重宣) 교수는 "독사에 물린지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치료를 받아야 사망을 막을 수 있다" 고 강조했다.

독사에 물렸을 땐 즉시 환자를 눕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째. 李교수는 "움직일수록 독이 빨리 퍼진다" 며 "환자를 속히 병원으로 옮기되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라면 우선 그 자리에서 입으로 상처를 빨아 독을 최대한 제거할 것" 을 당부했다.

독을 빨아낸 후에는 물린 부위에서 심장쪽 가까운 곳을 끈으로 지긋이 묶은 다음 위치를 심장보다 낮게 해 병원으로 옮긴다.

먹는 것은 일체 금해야 한다. 산으로 다니다가 발목을 삐는 것도 흔히 겪는 일.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성재(金成宰) 교수는 "주로 근육을 뼈에 연결하는 인대가 다치는데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일단 단단한 것으로 다친 부위를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고 들려준다.

가벼울 경우엔 병원에서 붕대.간이 보조기 등으로 고정시키나 걷기 힘들 정도로 아프거나 피멍이 들면 깁스를 3주 정도 한다. 인대가 아주 심하게 파열 됐을 땐 수술하기도 한다.

때론 뼈가 부러지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일단 나뭇가지 등으로 뼈를 고정시켜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어 병원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서 뼈가 부러졌다면 상처 부위를 멸균 거즈나 패드로 덮고 눌러 출혈.감염을 막아야 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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