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삶의 질 측정도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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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삶의 질 측정도구(WHO Quality of Life Scale, WHOQOL)한국판이 개발됐다.

연세의대 정신과학교실 민성길 교수팀은 WHO의승인을 받아 WHOQOL 한국판 개발을 위해 정상인, 환자, 환자가족 등 583명을 대상으로 연구, 한국판 WHOQOL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것으로 검증했다.

민교수는 만성질환의 증가, 의료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의사 중심에서 환자 및 의료정책의 관리자에게 이동하고 있으며, 치료의 효과에 대한 정량화의 필요가 증가하면서 의료에서 삶의 질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삶의 질 평가도구를 사용해 예방, 치료, 재활의 모든 단계에서 환자가 느끼는 상태를 평가한다면 의료의질을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WHO는 삶의 질에 대해 구체적인 개념화 및 합의점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해왔고 특히 문화적 배경이 다른 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있고 타당한 척도에 힘을 쏟아 그 결실중 하나로 WOHQOL을 개발했다. 이는 건강상태, 생활방식, 생활만족도, 정신상태, 안락성 등을 모두 포함하는 다차원적 측정도구로서 삶의 질을 신체적 영역, 심리적 영역, 독립정도, 사회적 관계, 환경, 영적 영역 등 6개 영역으로 나눠 측정한다.

이번 연구팀의 연구결과 가운데 흥미를 끄는 것은 한국인에서 전반적인 삶의 질을 설명하는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환경문제가 중요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나 독립성 문제나 영적(종교적)문제는 2차적인 것으로 설명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교수는 이는 한국은 서구와 달리 자립심, 개인주의적 가치, 종교적 또는 영적 문제가 중요시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이점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요소는 신체적 문제나 환경문제보다 정신적 문제가 더 중요시 되고 있었던 점으로 한국사람의 정신위주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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