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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의 'KT호' 출범,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디지털 혁신 리딩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매출 24조원의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의 새 수장에 ‘정통  KT맨’인 구현모 대표이사가 30일 공식 취임했다.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 대표이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대표는 2023년 정기 주총까지 3년간 KT를 이끈다.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KT]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KT]

구 대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 만들 것"  

KT에서 내부 출신이 대표가 된 건 12년 만이다. 그동안 이석채ㆍ황창규 전 회장 모두 외부 출신이다. 이들 재임 동안 KT는 끊임없는 외압 논란에 시달렸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구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KT그룹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 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당장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직위를 ‘회장’ 대신 ‘사장’으로 낮췄다.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사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사

'통신 공룡' KT의 산적한 과제 풀어야 

구 대표가 맞닥뜨린 KT의 현실은 간단치 않다. 크게 조직운영 효율화, 수익성 향상, 미래 먹거리 확보 등이 당면 과제다. KT는 43개 자회사가 있고, 본사 임직원만 3만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의 약 6000명, LG유플러스가 1만명인 것과 대비된다. 또 KT는 지난해 ‘5G 원년’을 부르짖었지만 영업이익은 -8.8%를 기록했다. KT가 여러 신사업을 시작했지만 전체 매출 중 통신사업 비중이 높다. 비통신사업 비중은 20% 정도다. 반면 SK텔레콤은 비통신사업 비중이 45%에 달한다. 그 결과 현재 주가는 2만원이 채 안 돼 SK텔레콤의 1/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KT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수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불발되면서 대주주인 KT의 자본확충 길이 막혀 지난해 4월부터 직장인K 신용대출, 슬림K 신용대출, 일반가계신용대출 등의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한 주주가 온도 체크를 받고 있다. [사진 KT]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한 주주가 온도 체크를 받고 있다. [사진 KT]

"AI·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혁신 리딩"  

구 대표는 사내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번에 대표로 선임된 것도 이런 전략통으로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IPTV 등 미디어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구 대표 역시 취임 일성으로 "정보과학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KT 그룹은 ICT발전의 변곡점을 파악하고 흐름을 선도해 온 경험과 역량이 있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KT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의 삶의 변화를 선도하며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사와 경영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KT에 입사해 33년간 근무하며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을 역임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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