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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 녹아 고대 전염병 창궐 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구 온난화로 빙산이 녹아 그 안에서 수십만년간 잠복해 있던 병원균들이 바다로 방출되면 새로운 전염병이 번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시러큐스대학의 톰 스타머 교수 연구팀은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서 14만년이나 된 아이슬란드의 빙산층이 녹아 그속에 냉동돼 있는 독감, 천연두,소아마비 등의 변종 바이러스가 빙산에서 방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머 교수는 빙산에서 바이러스 유전물질인 RNA를 확인했다면서 빙산에 묻힌 바이러스의 생존율과 지구생태계 침투 정도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교수 연구팀은 1917년 큰 피해를 준 독감 바이러스를 노르웨이 연안에서 얼음에 묻힌 채 발견된 광부의 시신에서 추출해 내려는 작업을 지난해 벌이기도 했으며 남극빙의 바이러스 탐지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의 캘빈 스미스 박사도 북극 빙산에서 수십년 보존된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정기적으로 해양으로 다시 퍼지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영국 글래스고대학의 데이비드 어니언스 교수는 빙산에 묻혀있던 바이러스가 아직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활력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우며 활력이 있다고 해도 기존 바이러스 보다 강력할 지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일부 바이러스가 얼음속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위험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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