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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퇴원자, 확진자보다 많다···‘줌바댄스 공포’ 땀닦는 천안

중앙일보

입력

줌바댄스 여파로 한 달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시민이 100명을 넘었던 충남 천안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확진자보다 완치자 수가 많아진 데다 최근 2주간 '1일 확진자 수’도 1명을 넘지 않고 있어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승용차를 타고 온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승용차를 타고 온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27일 충남도와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01명이다. 27일 오후 4시 기준 천안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는 73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8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이들 모두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기준 천안 확진자 101명 중 73명 퇴원 #시민들 자발적 참여, 9일 이후 확산세 꺾여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 방역당국 조사 난항

천안에서는 지난달 25일 A씨(47·여)가 지역 내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일주일 만에 70명을 돌파하면서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했다. ‘줌바댄스 발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할 가능성 때문이었다. 천안지역에서 발생한 확진자 101명 중 지난 25일 영국 유학 중 귀국한 B씨(30)를 제외하고 100여 명 대부분은 줌바댄스 강사·수강생과 가족, 지인 등이었다.

지난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발표한 ‘운동시설을 통한 코로나19 집단발병 조사결과’에서도 천안지역 운동시설(줌바댄스)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전국 5개 시·도로 확산했다. 줌바댄스로 인한 확진자도 116명(여성 87명·남성 29명)에 달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둘째)가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둘째)가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중앙포토]

줌바댄스 강사와 수강생이 무더기로 감염된 탓에 천안지역 확진자 101명 중 여성이 70%(71명)에 달했다. 남성은 30%(30명)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19명, 50대 13명, 20대 10명 등의 순이었다. 9세 이하도 5명이나 됐다. 19세 이하 감염자 14명 가운데는 12명이 완치돼 집으로 돌아갔다.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감염자 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9일과 10일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13~16일 닷새 동안에는 확진자가 없었다. 18~20일, 22~23일에도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24일과 25일에는 각각 1명씩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25일 감염자는 영국 유학생으로 지역사회 감염되는 연관성이 없는 환자였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종교계의 동참으로 확산 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천안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증하자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협조를 당부했다. 실제 지난 15일 천안지역 604곳의 교회 가운데 585곳(96.8%)이 주일 예배를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천안 '충남대구1 생활치료센터'에서 운영현황 보고를 받은 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천안 '충남대구1 생활치료센터'에서 운영현황 보고를 받은 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천안의 경우 감염자 가운데 신천지 신도나 해외여행, 대구·경북지역 방문자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와 감염원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대본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방지를 위해 예배 중단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도민의 지속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방역활동과 함께 도민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26명으로 천안이 101명으로 가장 많고 아산 9명, 서산 8명, 부여 4명, 홍성 2명, 계룡과 태안이 각각 1명씩이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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