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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미각 상실이 코로나 징후? 대구서도 확진자 15% 증상 호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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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강남구청은 24일 미국 뉴욕에서 유학 중 귀국한 B씨(23·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후각 이상 증세를 느꼈다고 밝혔다. B씨는 입맛이 없고 후각이 떨어지는 증세 등을 보이자 검사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30대 남성도 최근 후각 이상 증세 등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강남서 후각 이상 확진자 나와 #용산도 냄새 못 맡은 환자 발생

국내외 전문가들이 코로나19 감염 징후로 미각과 후각 감퇴 증세를 꼽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시 의사회가 대구지역 확진자 3191명을 분석한 결과 15.3%에 달하는 488명이 후각 또는 미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자가격리 중인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3191명을 대상으로 후각과 미각에 대한 전화 모니터링 조사를 했다. 응답자 가운데 12.1%(386명)가 후각을 잃었다고 답했고, 11.1%(353명)는 후각은 괜찮지만, 미각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후각과 미각 모두 이상이 있다고 답한 확진자는 7.9%인 251명에 달했다.

대구시의사회는 3191명의 확진자 중 인후통·발열·가슴 통증이 없는 완전 무증상자 1462명을 다시 추려, 2차 조사도 했다. 후각이나 미각에 이상은 없지만 발열 또는 인후통에 시달리는 확진자가 이상이 있다고 느껴 답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차 조사에서도 후각과 미각 상실은 코로나19 증상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듯 보였다. 이들 중 후각에 문제가 있다고 답한 확진자는 12.9%(189명)로 나타났고, 미각 상실 역시 9.8%(143명)에 달했다. 후각과 미각을 모두 잃었다고 답한 확진자는 8.1%(119명)로 조사됐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은 “발열이나 인후통 등이 없는 무증상에 건강한 사람이라도 후각이나 미각 상실이 느껴지면 검사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후각의 약화나 상실 등과 관련해 외신을 통해서 또 국내 이비인후학회 등을 중심으로 증상과 관련된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까지는 열과 호흡기 증상을 중심으로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지만 이 부분(후각 상실 등) 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또한 중앙임상위원회 등과 상의를 해서 임상정의 확대라든지 이런 부분을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김현예·황수연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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