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서 초강력 항암물질 추출

중앙일보

입력

암세포를 수시간안에 죽일 수 있는 초강력 물질이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초록입 홍합에서 추출됐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31일 1면 톱기사를 통해 대서특필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있는 퀸 엘리자베스병원 류머티스연구실장 헨리 베츠 박사는 녹색입 홍합에서 리프리놀(Liprinol)이라는 물질을 추출했으며 이 물질은 시험관 실험에서 암세포를 몇시간안에 소멸시키는 강력한 항암성분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암 완치되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베츠 박사가 퀸 엘리자베스병원에서 100명의 전립선암 환자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프리놀에 대한 최초의 임상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츠 박사는 현재 이 임상실험에 참가할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앞으로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에서도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전립선암과 유방암이외의 다른 암에까지 실험범위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츠 박사는 리프리놀이 시험관이 아닌 인체에서도 똑같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90% 확신한다고 말했다.

녹색입 홍합은 뉴질랜드를 구성하는 두 섬중 큰 섬인 사우스 아일랜드의 말버러 사운즈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다.

베츠 박사는 원래 리프리놀을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료제로서 연구해 오다 이 물질이 강력한 항암작용도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이는 내 생애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리프리놀은 시험관 실험에서 인간과 동물에 염증을 일으키는 2개의 세포통로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이어 이 세포통로가 바로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통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베츠 박사는 말했다.

베츠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항암물질들이 시험관 실험에서는 효과가 나타났으면서도 막상 임상실험에서는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리프리놀은 관절염과 천식 치료제로서 실험하는 과정에서 인체내에서도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다만 작용하는 통로가 암과 관계가 있는 통로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녹색입 홍합 추출물은 이미 맥팔레인 제약회사가 20년전부터 시톤(Seatone)이라는 상품명으로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관절염 환자의 기동성과 유연성을 호전시키는데 이용되고 있다.

뉴질랜드 암학회의 조 브랜스그로브 박사는 많은 암환자들로부터 리프니놀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임상실험을 통해 항암효과가 확인되기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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