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질병 패턴 서로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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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남성과 어떻게 다른가.

의학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키는 평균 10%가 작고 체중은 20%가 가벼우며 근력은 30% 적은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은 생김새뿐 아니라 두뇌구조와 질병발생의 패턴마저 다르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해석. 최근 서방 언론은 잇따라 여성과 관련해 새로 밝혀진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여성은 유창한 말솜씨를 지녔지만 왜 후진주차는 서툴까. 정답은 뇌 구조의 차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대 마크 조지박사는 최근 리더스 다이제스트 인터뷰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 (腦梁) 이 훨씬 치밀하게 발달돼 있다" 고 설명했다.

따라서 감정표현이나 언어구사처럼 직관의 우뇌와 이성의 좌뇌를 모두 동원해야하는 작업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우월하다.

그러나 전화벨이 울리는데도 책을 읽거나 수학계산.기계조작.길 찾기나 주차하기 등 한쪽 두뇌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에선 남성에게 뒤진다.

남성의 뇌가 여성보다 크기 때문에 지능지수 등 지적 능력에서 남성이 앞선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 체중당 뇌의 무게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

주종 (酒種) 을 불문하고 하루 3잔 이내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상식. 그러나 이것은 남성에게나 해당된다.

하버드의대팀이 최근 미국여성 30만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유방암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매일 한 잔씩 마셔도 유방암이 9%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여성이 남성보다 술에 약한 것은 남성보다 알콜분해효소가 적고 혈액 등 체액량이 적어 같은 량이라도 여성의 혈중 알콜농도가 훨씬 빨리 높아지기 때문.

그러나 평균수명이나 질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
우리 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8세 가량 오래 산다.

서울대보건대학원 김정순 (金貞順) 교수는 "여성에게 흔한 질환 (표참조) 은 남성에게 흔한 질환보다 덜 치명적이며 여성은 통증에 예민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게 되므로 조기발견할 확률이 크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장병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미국심장협회는 최근 "첫 심장발작 후 1년 내에 심장병이 재발해 사망할 확률이 남성은 24%인 반면 여성은 42%나 된다" 고 발표했다.

이는 혈관보호작용을 지닌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폐경 이후 갑자기 중단되는 것이 원인. 무릎과 소화관도 여성의 취약지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여성은 골반이 넓어 사소한 충격에도 무릎 인대가 손상을 입기 쉬우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침의 기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등 소화기능도 약해 변비가 일어날 확률이 3배나 높다" 고 보도했다.

성병도 여성에겐 불리한 질환. 외부로 성기가 드러난 남성과 달리 복부에 숨어 있어 발견이 어렵고 질 등 성기의 점막이 약해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투가 쉽다.
여성은 남성보다 성병에 걸릴 확률이 2배,에이즈는 10배나 높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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