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청성 생식기기형 3∼7배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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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들어오면 생식능력이 약해지고 생식기 기형이 늘어날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에대해 초보적인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로도 이같은 결론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다.
10일 기독청년의사회가 펴낸 ´다이옥신 리포트´ 2집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생들이 지난 64∼90년 서울대병원 연보를 토대로 비뇨기과 환자수를 분석한 결과전체 비뇨기과 환자중 선천성 생식기 기형환자의 비율이 3∼7배 늘었다. 매년 서울대병원 비뇨기과를 찾은 외래 초진 및 입원환자 가운데 선천성 생식기기형 환자의 비율이 요도하열은 64년 0.64%에서 90년 2.16%로 증가했고 정류고환 역시 0.5%에서 3.87%로 늘어났다.

요도하열이란 요도의 불완전한 발육에 의해, 정류고환은 고환이 음낭에 완전히내려오지 못해 각각 발생하는 선천성 기형으로 90% 이상이 발생원인을 찾지 못한채 환경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남성의 비뇨생식기 선청성 기형은 정자수의 감소와 더불어 생식력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세계적으로도 발생률의 증가를 보여왔다.지난 62년∼81년 사이에 영국의 정류고환의 사례가 두배로 늘어났고 73년∼91년 사이에 미국의 전립선암도 126% 증가했다.

연세대의대 최형기 교수도 "70년대까지만해도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평균 정자수가 정액 1㏄당 1억마리 이상이던 것이 최근에는 6천만마리 정도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1㏄당 2천만마리 이하여서 수정이 불가능한 남성들도 적지 않다"며 "정자의 질 면에서도 강하고 활동적인 정자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기형적인 모양과 활동이 느리고 수정에 문제가 있는 정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20대 남성의 정자 평균치(1㎎당 4천600만개)가 40대 남성(8천400만개)의 거의 절반 밖에 안된다는 연구결과와 70년대부터 정자를 형성하는남성 정소의 무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의 홍수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남성들도 이제 정자 수의 감소를 고민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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