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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癌 치료 돌파구 마련

중앙일보

입력

암 치료시 항암제에 대한 내성(耐性)이 흔히 발생, 완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卵巢癌·ovarian cancer)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영국에서는 매년 6,000여명의 난소암 환자중 최소 3분 1이 기존 항암제에 대한 내성 발생으로 성공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심지어 초기에 항암제에 반응을 나타난 환자더라도 종양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면 내성이 발생한다. 이러한 난소암 환자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 발견이 이뤄져 주목을 모으고 있다.

영국 암연구캠페인(CRC·Cancer Research Campaign) 연구팀이 종양 내에서 항암제 내성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화를 규명했다고 BBC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문제를 기존 항암제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발견, 난소암 치료에 희망을 주고 있다.

◆ 연구결과=BBC에 따르면 영국 글라스고(Glasgow)에 위치한 CRC 종양학부(Department of Medical Oncology) 비트슨실험실(Beatson Laboratories) 연구팀은 항암제 내성은 ‘MMR’로 알려진 복구유전자에 결함이 생길 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MMR’ 유전자가 결핍된 암세포는 그렇지 않은 종양세포보다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더 높다는 것. ‘MMR’은 일반적으로 세포를 ‘자살’시킴으로써 ‘시스플라틴’(Cisplatin) 등과 같은 항암제가 초래하는 세포의 손상된 DNA에 반응하는 유전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합 ‘MMR’ 유전자는 이 같은 세포의 손상여부를 인식하지 못해 세포 자살반응을 유발하지 못한다.

◆‘5-아자사이티딘’ 활용…新藥 개발 희망=연구팀은 또 ‘5-아자사이티딘(azacytidine)’이라고 불리는 항암제가 ‘MMR’ 유전자를 재활성화시켜 항암제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아자사이티딘’은 불행히도 독성이 매우 높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 약을 적절히 응용하면 ‘MMR’ 유전자 활동을 복구시키는 신약 개발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CRC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장 밥 브라운박사는 “앞으로 종양의 유전적 상태를 조사하는 간단한 검사로 어떤 항암제가 환자에 작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의사들은 이 같은 검사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획기적인 연구결과” CRC 맥비국장 논평=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CRC 고든 맥비(Gordon McVie) 국장은 “약물 내성은 현재 효과적인 새로운 항암제 개발시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따라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더 나은 방법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이다”고 논평했다. 브라운박사는 끝으로 “난소암에서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때때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발견은 이러한 과정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 개발을 이끌어 결국 수천명의 여성들에게 난소암 치료라는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영국에서는 6,000여명이 난소암에 걸려 이 중 약 4,000명이 사망한다. 이 같은 난소암의 높은 사망률은 발생 초기단계에서 진단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발견으로 초기 난소암을 진단하는 검사법이 개발된다면 난소암 생존율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원출처] http://news.bbc.co.uk/hi/english/health/newsid_353000/ : 1999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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