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확진자 2000명 혈액형 보니 A형이 O형보다 감염에 더 취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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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혈액형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왔다. A형이 상대적으로 감염에 더 취약하고, 반면 O형은 감염 위험이 덜하다는 내용이다.

우한대 병원연구팀 패턴 분석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증거기반중개의학센터 연구팀이 우한(武漢)과 선전(深圳)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000명 이상의 혈액형 패턴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지난 11일 등록됐다.

연구팀을 이끄는 왕싱후안 박사는 “혈액형이 A형인 사람들은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특별히 강화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A형 그룹의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 깊은 감시와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A형과 달리 코로나19 감염에 상대적으로 강한 혈액형은 O형이다. 연구팀이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206명의 혈액형을 조사한 결과 A형은 85명, O형은 52명이었다. A형 사망자 숫자가 O형 사망자보다 63% 더 많은 셈이다.

단 연구팀은 이는 예비적 연구 결과로, 앞으로 추가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코로나19 방역 환경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왕싱후안 박사는 “코로나19 방역 활동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ABO 혈액형 판별법을 도입하면 관리 수준을 정하고 위험 노출 수준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전염 취약성에 혈액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항원에 의해 결정된다. 항원은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이 같은 특징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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