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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권에 DVD…코로나 여파 책 보따리 배달 나선 도서관

중앙일보

입력

충북중원교육문화원에서 지난 9일부터 배달을 시작한 책 보따리. [사진 충주시]

충북중원교육문화원에서 지난 9일부터 배달을 시작한 책 보따리. [사진 충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책 보따리를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도서관이 등장했다.

충북중원교육문화원 책 무료 배달 서비스 개시 #사서 추천 10권~15권 책 보따리 구성 #택배비 5000원 무료, 대출기한은 3주

충북중원교육문화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원이 장기화함에 따라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도서를 무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임시 운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책 10권~15권을 여행용 가방이나 상자에 넣어 택배로 신청자에게 전달한다. 배달 비용 5000원은 문화원이 부담한다. 신청은 중원교육문화원 홈페이지(www.jwec.go.kr)에서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최근 코로나19로 일주일 동안 자가 격리됐던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 직원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진 않았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충주의 한 마트에 들렀다가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됐었다. 서현희 충북중원교육문화원 담당은 “밖에 나갈 수 없다 보니 책을 읽고 싶어도 빌릴 방법이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아이와 학보모들에게 책을 배달하면 좋을 것 같아 배달 서비스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중원교육문화원은 책 보따리 35개를 준비했다. 유아 도서 세트(7세 이하)와 아동도서 세트(8~13세), 청소년 도서 세트, 일반인 도서 세트 등으로 구분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DVD 세트 5개도 별도로 준비했다. 유아·아동 도서 세트는 각 15권씩, 청소년·일반도서 세트는 10권씩, DVD 세트는 5개씩 각각 포장해 배송된다.

책 보따리 도서 목록은 사서가 추천한 책으로 구성했다. 대출 건수가 많거나 베스트 셀러와 스테디셀러, 아동문학 전집, 인문학·교양서적 등이 포함됐다. DVD는 봉준호 감독 특집 편과 애니메이션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체관람가 위주의 세트로 구성했다. 대출 기한은 3주다. 반납은 무인 반납기를 이용하면 된다.

책 무료 배달은 서비스 개시 하루 만에 14건이 접수되는 등 인기다. 중원교육문화원은 책 보따리 개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문화원은 임시 휴원 기간 도서 예약 대출 서비스를 지난 11일부터 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3권 문화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직원이 무인대출 반납기에 넣어 신청자가 가져가게 하는 방법이다. 도서관에 들어오지 않고도 책을 빌릴 수 있다.

권순철 충북중원교육문화원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외부활동에 제약을 느끼는 지역주민들에게 편안한 독서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책 배달을 시작했다”며 “애초 20일까지였던 서비스 기간은 휴원이 끝나는 기간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충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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