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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코로나19 확진 1만명 근접…이란 9000명·카타르 262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8일 이란 테헤란의 어저디(자유) 탑에 중국과 우한을 격려하는 글귀가 비치고 있다. 이란과 중국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 행사를 벌일 당시만 해도 이란은 조용했지만 지금은 전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이란 테헤란의 어저디(자유) 탑에 중국과 우한을 격려하는 글귀가 비치고 있다. 이란과 중국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 행사를 벌일 당시만 해도 이란은 조용했지만 지금은 전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터키를 제외한 중동(이집트·이스라엘 포함)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에 근접했다.

11일(현지시간) 각국 보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란 9000명을 포함해 12개국에서 9938명으로 집계됐다.

중동에선 지난 1월 2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이후 3주간 감염자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이란에서 2명이 양성판정을 받은 뒤 급격히 증가했다.

중동 국가들은 즉시 항공편 중단,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행했지만 이란에서의 ‘성지순례’가 발목을 잡았다. 중동 12개국 가운데 7개국의 첫 확진자가 이란에서 귀국한 뒤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다.

중동 국가 중 감염자가 가장 많은 이란은 11일 확진자가 전날보다 958명(12%) 증가해 9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한국을 추월해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에섀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과 장관 2명도 감염됐다.

이날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도 전날보다 63명 늘어 35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온 뒤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란 외 지역에선 이라크(8명)·레바논(2명)·이집트(1명)에서 사망해 중동 국가 내 총 사망자는 365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24명을 유지하던 카타르는 11일 238명이 한꺼번에 확인돼 262명으로 늘었다. 중동 국가 중 이란 다음으로 많다.

카타르 보건부는 이번에 확진된 환자들은 기존 확진자 3명과 같은 주택단지에서 살던 주민으로 2차 감염 사례라고 밝혔다.

바레인도 지나 10일 이란에서 전세기로 철수한 자국민 165명 가운데 77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며 189명으로 늘었다. 바레인은 이란과 단교 관계로 자국민의 이란 방문은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레인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슬림이 UAE·쿠웨이트·오만 등 인근 국가를 거쳐 이란의 시아파 성지를 방문한다.

쿠웨이트 정부는 확진자가 72명에 이르자 13일 밤 12시부터 모든 여객기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12~28일까지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도 UAE와 바레인에 특별기를 보내 귀국을 원하는 모든 자국민을 수송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들 국가와 통하는 국경도 닫았다. 또 17일 열릴 예정이던 농업·수자원 장관회의도 무기한 연기했다.

중동 국가들은 중동식 물담배인 ‘시샤’ 제공 영업을 무기한 중단하는 한편 카페·식당·쇼핑몰·영화관 등에 가지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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