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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정숙 여사, 지오영 대표와 일면식 없다”…회사 고문 출신은 민주당 비례 공모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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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가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 두 곳을 선정하면서 의약품 유통업체인 지오영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조선혜 지오영 회장이 같은 학교 동문이라서 그랬다는 소문이 8~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았다.

지오영 공적 마스크 특혜설 해명 #김 여사·대표 고교동문 소문 거짓 #폭리 논란에 정부 “마진 100~200원”

일단 두 사람이 동문 관계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 회장은 1955년생으로 인천 인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약학대를 졸업했다. 김정숙 여사는 1954년생으로 숙명여중·고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나왔다. 두 사람이 다닌 고교도, 대학도 모두 다르다. 청와대는 9일 윤재관 부대변인 백브리핑을 통해 “지오영 대표와 김정숙 여사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지오영 특혜 논란에 대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9일 “정부는 공적 마스크 판매처 선정 시 공공성과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전국적 유통망과 약국 유통 부문에서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지오영 컨소시엄과 백제약품을 유통채널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오영이 거래하는 약국 수가 1만6000여 개(전체 약국의 60%)로 국내 최대라고 설명했다. 지오영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약국에 대한 마스크 공급은 백제약품(5000여 곳)에 맡겼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대한약사회도 업체 선정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선 약국의 상황을 모르는 일방적 주장이란 지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지오영이 약국에 마스크를 제일 많이 공급해 왔다. 원활한 유통을 위해 지역별 거점 도매업체 10곳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SNS에 도는 소문 중 지오영 출신 인사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공모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4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면접심사 통과자 40명 중 박명숙 전 지오영 고문이 보건복지 분야에 포함됐다. 박 전 고문의 모친은 임기란 전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상임의장이다.

박 전 고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말에 (지오영을) 퇴사했다. 그 일(공적 마스크 유통)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마스크 유통 과정에서 지오영 등이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조달청이 마스크 제조업체와 맺은 계약단가는 900~1000원이고, 지오영 등 유통업체는 1100원에 약국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한 개당 유통업체의 마진이 100~200원이란 얘기다.

기재부는 “밤샘 배송과 작업 등에 따른 물류비, 인건비 인상분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제조업체가 대량으로 넘겨 온 마스크를 유통업체가 약국에서 판매가 가능하도록 1인 2개씩 재분류하고 포장하는데 물류·인건비가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약사 출신인 조선혜 회장은 1991년 성창약품을 인수해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2년 회사 이름을 지오영으로 바꿨다.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지오영은 2013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오영의 2018년 매출은 1조5767억원, 영업이익은 354억원이다.

조 회장의 남편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영쇼핑의 최창희 대표라는 ‘가짜뉴스’도 돌았다.

공영쇼핑은 입장문을 내고 “지오영 대표와 부부라는 악성 루머가 발생했다.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남현·정종훈·김효성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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