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저능아'에 흔들렸나···靑, 北도발에 '강한 우려' 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9일 오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동해상으로 쏜 것과 관련, 청와대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 안 된다"고만 언급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제공=청와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제공=청와대]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 15분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입장을 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여했다.

청와대의 이날 반응은 지난 2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신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 2발을 쏜 직후 내놓은 입장보다 한층 수위가 낮은 내용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포 발사 장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포 발사 장면. [연합뉴스]

당시 청와대는 마찬가지로 정 실장 주재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연 후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자들은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러한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은 지난 2일과는 달리 '강한 우려'나 '중단 촉구'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명의로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는데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김 부부장은 자신의 명의로 낸 첫 담화에서 자신들의 화력전투훈련은 '자위적 행동'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에 "적반하장의 극치",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등 거침없는 언사로 비난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