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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물학 무기 연구소 건설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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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정부가 수도 워싱턴 근교의 군 기지에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기관을 세우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포트 데트릭 기지에 '국립 생물학 방위 분석 및 대응센터(NBACC)'라는 이름의 연구소가 건설되고 있으며, 이곳에선 생물학 무기 테러에 대비한 각종 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연구소는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창설된 국토안보부가 관할하게된다. 앞으로 2년 뒤 건설이 완료될 연구소에는 탄저균 등 인체에 치명적인 각종 세균들이 다량으로 보관되며, 세균 실험용 동물을 수용하는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국토안보부 웹사이트에 잠시 올라 있다 사라진 2004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연구소는 유전공학으로 생산한 여러 가지 세균으로 소량의 생물학 무기를 만들어 그 위력을 시험할 방침이다. 실제 시험으로 생물학 무기의 위험성을 알아보고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연구소가 언젠가는 수많은 인명을 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자칫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미국이 생물학 무기를 금하는 국제협약을 위반했다는 논란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72년 제정된 생물학무기협정(Biological Weapons Convention.BWC)은 생물학 무기의 개발.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적 목적으로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것은 허용했다. 그래서 국토안보부는 '테러 방지를 위한 연구이므로 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본받아 경쟁적으로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하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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