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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나이롱 환자’ 줄었지만, 영업 부진에 울상 짓는 보험사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곳곳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객을 직접 만나 보험을 팔고,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이익을 내는 보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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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실손보험은 손해율 반짝 하락 

코로나19 확산으로 반짝 이득을 보는 건 손해보험사다. 외출을 줄이고, 병원 이용이 줄며 자동차 보험금과 실손의료보험금 누수가 줄어들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2월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성용훈 애널리스트는 24일 “최근 코로나19가 한시적이나마 손해보험업에 호재가 될 듯한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2월부터는 한시적이나마 실손 손해율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해율이 낮아지겠지만, 단기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영업부진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좋은 환경이 아니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이투자증권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이투자증권

설계사는 영업부진에, 보험사는 금리인하에 '울상' 

현장에서 영업을 하는 설계사 등은 코로나19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외에 대부분의 보험은 설계사들과 고객이 직접 만나 계약을 맺는 ‘대면 채널’을 주된 영업 창구로 삼고 있다. 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손해보험은 88.8%(2019년10월)이고, 생명보험은 98%(2019년11월) 수준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약속이 취소되는 등 신규 계약을 맺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경기 위축으로 고객이 보험을 신규로 가입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국회 행사에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가 폐쇄된 가운데 25일 오전 국회 본청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다. 임현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국회 행사에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가 폐쇄된 가운데 25일 오전 국회 본청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다. 임현동 기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사태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으로 인한 이차역마진 부담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손해보험사보다는 생명보험사에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단기적으로 손해율 개선 등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영업이 위축되고,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펀더멘탈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호재는 없고 악재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에 모바일 시장 넓혀 

중국 보험사들은 코로나19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낸 ‘중국 보험회사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현황’에 따르면 대다수의 보험회사는 확진자에 대해 자기부담금, 면책기간 등을 없애는 등 보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원격 의료상담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평안보험의 경우 자회사인 평안굿닥터 가입자에게 24시간 무료 의료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평안굿닥터는 2019년 상반기 기준 2억8900만명 모바일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중국의 주요 보험회사는 전염병 확산이라는 국가재난 상태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모바일상의 신사업을 적극 홍보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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