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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광물 가격도 불안…철강업계, 中 수요부진 '이중고'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국제 광물 가격이 급등·급락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이 다량 소비하는 광종(鑛種)은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반면,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광물은 공급 저하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내 철강업계는 당장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기계 소재·부품 원재료값 상승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이 뜨거운 쇳물 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이 뜨거운 쇳물 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마그네슘 가격(21일 기준)은 1t당 2240달러로 지난주보다 2.7% 올랐다. 코로나 19 확산이 본격화한 1월 17일 기준 마그네슘 가격은 1t당 2110달러였지만 한 달여 만에 130달러(6.2%가 뛰었다. 텅스텐은 1㎏당 32달러로 같은 기간 4.9% 올랐다.

텅스텐의 경우 녹는점이 높아 고온·고열에 내구성이 높은 금속이다. 마그네슘은 너클·허브·휠 등 주요 차량 부품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금속이다. 전자·기계장비 등 산업에서 활용도도 높아 소재·부품 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배터리 등 전자 제품과 페인트·세라믹 등에 사용되는 '안티모니'도 1t당 가격이 475달러(8.9%) 급등했다. 이들 광종이 코로나 사태에 취약한 이유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텅스텐과 마그네슘, 안티모니 생산의 약 80% 이상을 차지한다.

가격 내렸지만… 中 산업부진 때문

구리(동) 가격 변동 추이. [한국광물자원공사]

구리(동) 가격 변동 추이. [한국광물자원공사]

반대로 중국 소비량이 많은 광물은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21일 기준 구리(동) 가격은 1t당 5741.5달러로 지난달 3주차보다 505달러(8%) 떨어졌다. 2월 첫 주에는 1t당 5668달러까지 떨어져 4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리는 자동차·건설·가전 등 제조업 전반에 널리 쓰여, 실물 경제 '바로미터'로 불린다. 구리 수요·가격 상승은 기업의 설비투자·생산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아연(11.7%), 니켈(8.8%), 알루미늄(5.5%) 등 '6대 주요 광물' 가격도 내려앉았고, 철광석 가격도 같은 기간 5.9%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갔지만, 생산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의 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나타난 현상인 데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입장이어서 호재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철강업계는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 가격 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조선업계가 실적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실적 개선 요인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당장의 수급 차질은 없다”면서도 “다만 장기화할 경우 시장 수요 위축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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