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야, 여 영수회담보류에 "아쉬울 것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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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큰 나라 됐다는 것 실감>
○…노태우 대통령은 5박6일간의 방미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상에서 수행한 기자들에게 방미소감과 국내정치문제 등에 대해 간단히 언급.
노 대통령은 『한국이 이제는 큰 나라가 되었다는 점을 새롭게 실감했다』 며 『국내정치만 여야가 한발짝 씩 양보하여 관용을 갖고 협력해 나간다면 정말로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 자신의 방미기간 중 야3당 총재기 조건부로 퇴진운동에 합의한 것에 대해 『여러분들이 쓴 방미기사가 그 때문에 옆으로 밀려났더라』면서『나를 몰아내자는 것이 중요한 기사인지, 아니면 나라를 위해 밖에 나가 밤잠을 못 자며 일한 것이 비중 있는 일인지 여러분들이 국민투표에 부쳐 보라』고 반문.
노 대통령은 『그분들이 내가 떠날때 전화를 걸었을 때는 별로 껄끄럽지 않았었는데…』 라고 아쉬움을 표시.
노 대통령은 부시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한미군철수문제는 10년 전에도 얘기가 나왔으나 아직도 변화된 것이 없지 않느냐. 미 의회안에서 여러 얘기가 있으나 미국을 위해서도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부시대통령이 얘기하더라며 『이번 방문에서 확실한 안보다짐을 받은 것이 흡족하다』고 설명.
노 대통령은 방위비 부담문제나 미국대사관 습격사건 등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말을 꺼내 양해와 유감을 표시했더니 모두들 잘 수긍하더라』 며 『부시대통령도 우리가 인권문제나 있는 것처럼 일부에서 장난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더라』고 소개.

<"방미 겨냥한 건 아니었다">
○…평민당의 김원기 총무는 21일 3김 합의에 대한 노태우 대통령의 불쾌감표시에 대해 『여권이 5공 청산을 할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까지 나올 이유가 없다』며 『정치하다보면 억울한 일도 있고 피눈물 나는 일도 있는 것인데 큰 정치를 하려면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중심을 지켜야한다』고 주장.
이상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방미 중 야당총재들이 그렇게 합의한 것은 방미를 겨냥해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3김 총재의 합의내용은 국민여망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것을 결정한 것』 이라고 강조.

<"방미 보고 받는건 무의미">
○…민주당 강삼재 대변인은 21일 노태우 대통령이 3야당총재의 정권퇴진 다짐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이자 『5공 청산에 대한 3야의 합의는 정쟁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자 하늘의 뜻』이라고 강조.
강 대변인은 영수회담에 대해『아직 공식제의를 받지도 않았는데 얘기할 것이 없지 않느냐』며 딴청을 부린 뒤 『5공 청산이 안되면 정권퇴진운동을 하겠다는 마당에 방미성과 정도를 보고 받으러 회동한다면 국민이 뭐라고 말하겠느냐』며 별로 급할 것 없다는 태도.
이기택 총무도 『방미문제로만 영수회담을 한다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무책임한 발상』 이라고 말해 영수회담 무산을 예견.
한편 김영삼 총재는 이날 낮 한양골프장에서 갖기로 예정됐던 외무위모임에 갑자기 불참.

<「공소」거론 평민에 못마땅>
○…김용채 공화당총무는 21일 당직자회의에서 야3당의 5공청산방안에 여권이 강력히 반발하는 것과 관련, 『야3당의 합의는 국회다수의 의사이고 이것은 국민다수의 뜻이 되므로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
그는 『국민다수의 요구를 정면 거부한다면 대통령이라도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으며 지도자로서 결단을 못 내리고 정국을 파국으로 끌어가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 이라고 경고.
구자춘 부총재는 『야3당 총재회담직후에 평민당이 여야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김대중총재에 대한 공소취하를 요구하는 것은 야3당의 합의자체 의미를 오도, 희석시킬 소지가 있다』며 평민당에 의혹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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