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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집회가 키운 김남국, 문준용의 전 법률대리인·페북친구

중앙일보

입력

“검찰이 조국을 장관에 임명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협박했다.” (지난해 10월 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서초동 집회에서 김남국(38)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했던 말이다. 당시 사회자였던 그는 무대에서 “검찰 개혁”, “조국 수호”를 외쳐 친문(親文·친문재인) 지지자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그로부터 석 달여 뒤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한 그는 “이번 선거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는 사람은 없다”(19일 본인 페이스북)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어떤 인물일까. 그의 정계 입문 전후 행적을 정리해봤다.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제14차 촛불문화제'에서 김남국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제14차 촛불문화제'에서 김남국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서초동 집회가 키운 ‘친문 신인’

김 변호사는 종합편성채널(종편) 프로그램·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조국 수호 집회 전면에 나서 주목받았고, 이달 7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강서갑 출마설이 처음 나온 곳도 집회 현장이었다고 한다. 그는 17일 통화에서 “작년에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모인 집회에서 제가 강서에 사는 거로 누가 소문을 냈다. 그래서 강서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반(反)검찰 집회에서 뜬 그는 전남대 로스쿨 출신이다. 광주가 고향으로 18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고, 당시 “문 대통령 아들인 문준용씨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한다. 준용씨와 김 변호사는 현재 페이스북 친구다. 19대 대선에서 김 변호사는 민주당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했다. 그 주변에서는 “지난해 서초동 집회 후 만들어진 ‘조국 백서’ 집필에 참여하면서 열성 친문 대열에 합류했다”(민주당 보좌진)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강서갑 후보자 추가 공모 마감일인 19일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기억한다”, “지난해 촛불을 들고 함께 청소를 하며 거리를 지킨 것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정봉주 “김남국과 최근 두 차례 통화”

김 변호사는 강서갑 출마가 처음 알려진 직후 통화에서 “정봉주 전 의원과 잘 아는 사이냐”는 질문에 “전혀 연락한 바, 만난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정 전 의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BJ(봉주) TV’에 몇 차례 출연했다. 지난해 10월 정 전 의원이 김 변호사를 두고 “예비 국회의원”이라며 “제가 받아온 정보다”, “차기 (국회의원) 공천까지 받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다.

지난해 BJ(봉주) TV에 출연한 김남국 변호사(오른쪽)과 정 전 의원(가운데). [BJ TV 캡처]

지난해 BJ(봉주) TV에 출연한 김남국 변호사(오른쪽)과 정 전 의원(가운데). [BJ TV 캡처]

이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봉주가 김남국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초 강서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부적격 결정을) 수용하는 길도, 불복하는 길도, 또 다른 제3의 길도 있다”며 우회적 저항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강서갑 출마 여부로 관심이 집중된 18일 정 전 의원과 두 차례 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출마 기자회견을 연기한 사실을 알려주고 또 출마를 하게 됐다는 얘기를 했고, 정 전 의원이 ‘잘하라’고 격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금태섭 공격, 조국 프레임에 대한 반격 등 전체적인 메시지 관리를 정봉주가 해줄 수 있다”(민주당 예비후보)는 얘기가 나온다. 설훈 민주당 최고의원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그만두니까 그 대안으로 누굴 내세우겠다, 끼리끼리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저와 당 지도부가) 파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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