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전 주석 회고록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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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의 제3 세대 최고 지도자였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이 회고록을 펴냈다. 중국 외교부는 30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출판 기념회에는 첸치천(錢其琛) 전 외교부장, 탕자쉬안(唐家璇) 현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장 주석 재임 당시의 외교 당국자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의 회고록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장쩌민 방문외교 실록'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에서 펴냈다. 하지만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 책이 장 전 주석의 구술을 담긴 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외교부 기록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의 기록과 증언을 모은 것이라고 전했다. 첸 전 외교부장과 탕 국무위원도 회고록 출판 과정에서 일부 자료의 정리와 고증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은 장 전 주석이 최고 지도자로 재임한 15년간의 주요 외교 행사와 세계 각국 지도자와의 개인적 교류를 서술했다. 특히 장 전 주석의 네 차례에 걸친 미국 방문과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의 교류는 물론 홍콩.마카오의 주권 반환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베이징 올림픽 유치 등을 다뤘다. 중국 최고 지도자를 지낸 사람이 회고록을 낸 것은 장 전 주석이 처음이다.

한편 장 전 주석의 책 발간에 맞춰 지난해 미국인이 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 장쩌민 전기의 인쇄가 전면 중단됐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미국 시티은행 이사를 지낸 로버트 쿤이 지난해 발간한 '중국을 변화시킨 거인 장쩌민'이 일부 민감한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재판 인쇄를 금지당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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