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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 “이 작품 통해 세월호 더 많이 알려지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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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감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노미네이트 '부재의 기억' 그 못다한 이야기 귀국 보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승준 감독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노미네이트 '부재의 기억' 그 못다한 이야기 귀국 보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부재의 기억을 통해서 세월호 얘기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의 바람이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29분짜리 단편 다큐멘터리로 지난 9일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감독과 단원고 장준형 군 어머니 오현주씨, 김건우 군 어머니 김미나씨,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 등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귀국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상식 참석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현지(미국) 상영회에서 많이 공감해줬고 분노해야 할 지점에는 함께 분노해줬다”며 “현지 언론과도 인터뷰를 많이 해 훌륭한 작품이라는 기사도 실렸다”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가 가라앉은) 두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편집한 부분을 좋게 평가한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를) 해외에 많이 알리고자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은 김미나 씨는 “원래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은 없었는데 감독님과 피디님 배우자분들이 양보를 해주셨다”며 “교민들이 드레스도 빌려주고 화장도 해줘서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 “(현지 취재진 앞에서) 250명 아이들 사진을 당당하게 들고 사진을 찍은 것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씨도 “아카데미상 후보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해외 관람객이) 참사의 진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며 “우리의 싸움을 기억해주시고 부분적으로나마 현실화되는 것 같아 기뻤다”고 밝혔다.

“극장 상영, 유족과 협의하고 있는 단계”

이승준 감독의 단편 다큐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를 영상과 음성 기록으로 시시각각 되살리며 비극의 원인을 되묻는다. [유튜브 캡처]

이승준 감독의 단편 다큐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를 영상과 음성 기록으로 시시각각 되살리며 비극의 원인을 되묻는다. [유튜브 캡처]

이 감독은 다큐 제작에서 편집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를 둘러싼 이야기가 복잡하기도 하고 과연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처음부터 해외 관객들을 대상으로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맥락상 이해가 안 되거나 문화적 차이로 미국 쪽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미국 제작사와) 얘기를 나눴다”며 “미국 쪽에서 미국인 편집자 고용 의사를 물었고 우리 목표가 해외 관람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오케이를 했다. 미국 편집자가 작업해서 내가 마지막으로 지금의 버전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부재의 기억’은 생존자와 목격자, 유족 인터뷰뿐 아니라 사건 당시 영상과 녹취록을 통한 생생한 묘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그해 ‘뉴욕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OC NYC)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한국 다큐 최초로 아카데미 단편 다큐 부문에 자동으로 후보가 됐다.

이 감독은 “극장 상영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지 프로듀서와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같이 보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것과 온라인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세월호 유가족협의회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부재의 기억’은 현재 미국 제작사인 ‘필드 오브 비전’(Field of Vision)의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해외 상영 버전으로 영어 자막이 달렸다. 국내 버전은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EIDF) VOD를 통해 유료 서비스 중이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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