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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계부채 14조달러 사상 최대...비트코인은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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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미국 가계부채가 14조 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인 2008년 3분기 12조6800억달러보다 1조5000억달러나 더 많다. 특히 2019년 한 해 동안 6010억달러가 늘었다. 증가폭만 놓고 보면 2007년 1조달러 이후 최대치다. 미국 증시가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돈 풀기에 기반한, 빚으로 쌓아올린 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지금, 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이 대안”이라는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의 주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가계부채, 금융위기 때보다 많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미시경제데이터센터가 2월 중순 ‘가계부채와 신용에 대한 2019년 4분기 보고서’를 공개했다. 미국 가계부채 총액은 전 분기보다 1.4%(1930억 달러) 증가한 14조1500억달러(약 1경6720조원)로 집계됐다. 22분기(5년6개월) 연속 증가세다. 가계부채는 이전 최고치인 2008년 3분기 12조6800억달러보다 1조5000억달러가 더 많다. 2019년 한 해 동안 6100억달러가 늘었다. 2007년 1조달러 증가 이후 최대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시기가 2008년 9월(미국 5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의 주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기지는 전 분기에 비해 1200억달러, 연간으로 4330억달러가 각각 증가한 9조5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모기지 증가폭 역시 2007년 이후 가장 크다. 

그럼 왜 모기지가 늘었을까. 저금리에 따라 돈을 빌려도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 경제가 호황세를 보이면서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직업이 있으면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쉽다. 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금리가 싼 대출로 갈아타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특히, 18~29세의 젊은층의 모기지 대출 증가가 2007년 이래 최고치를 이뤘다. 1조400억달러에 이른다.

밀레니얼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폭보다 더 심각한 건 젊은층을 중심으로 각종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청년층의 부채 구성요소는 학자금 대출이 40%로 가장 높다. 학자금 대출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부채다. 전 분기 대비 1.4% 늘어난 1조5000억 달러다. 그런데 학자금 대출 가운데 11%가 90일 이상 연체됐거나 채무 불이행 상태에 진입했다(90일은 대출 시장에서 단기와 장기 연체를 가르는 기준이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부채는 9300억달러다. 2019년 9월 말보다 460억달러 급증했다. 연체율은 8.36%가 됐다. 18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체율은 젊은 층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18~29세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8.91%에서 9.36%로 올랐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오른 건 생활형편이 악화한 것인지, 아니면 대출기관이 관대해진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윌버트 반 데어 클라우(Wilbert Van Der Klaauw) 뉴욕 연준 수석 부총재).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경제학자 피터 쉬프(Peter Schiff)는 2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제가 정말로 강해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돈을 벌어 빚을 갚을 것”이라며 “반대로 경제가 약화하면 더 많은 가족이 생계를 위해 더 많은 빚을 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곧, 지금 미국 경제가 진짜로 호황을 맞이한 게 아니라 저금리로 촉발된 과잉 유동성이 자산 가격을 밀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비트코이니스트(Bitcoinist)는 2월 16일 미국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비트코인이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BITCOIN A SAVIOUR)”라는 화두를 던졌다. 중앙은행(연준)이 시장에 돈을 풀면서 달러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구매력이 부족한 일반인이 더 많은 돈을 빌린다는 것이다. 화폐 가치 평가가 절하되는 상황에서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의 주요 자산증식 수단인 노동소득과 저축으로는 자산가들의 자본소득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뒀는지, 2017년 12월 이후 2년여 만에 대대적인 감세 추진안을 내놨다.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산층을 위한 세금 감면 정책, 일명 추가 감세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자산 격차를 더 벌리는 조치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나 감세안 모두 시장에 돈을 푸는 조치다. 달러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금보다 더 나은 가치저장 수단인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월 15일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뉴스BTC에 따르면, 미국 암호화폐 전문 투자운용사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 CEO인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최근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중순 가격 대비 약 65% 상승했다. 이러한 비트코인 강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평가기관인 와이스레이팅스(Weiss Ratings)도 15일 트위터를 통해 “경제위기 때마다 중앙은행은 수백억 달러를 찍어낸다”며 “이는 금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에도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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