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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 소개팅 디앱 후에서 직장 동료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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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관찰자 시점]⑮후(Whooo)  (상) 인연은 하늘이 내려 주는 건가요. 요즘은 알고신(알고리즘신)이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연을 만나는 소셜데이팅 시대입니다. 최근 소개팅 관련 앱이 인기가 많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디앱이라고 빠질쏘냐. 클레이튼 기반의 소개팅 디앱인 후(Whooo)를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앱과 비교해 어떤 경쟁력이 있을까요. 소셜데이팅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개팅 앱, 개인정보를 너무 많이 수집한다

오프라인 소개팅은 믿을 수 있는(최소한 뒤통수는 치지 않을) 사람이 양쪽의 취향과 스타일을 고려해 소개를 주선합니다. 소개팅 앱은 어떨까요. 알고신이 엄선(?)한 익명의 상대방을 만나는 것이라 불안합니다. 사용자의 그런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신뢰를 주기 위해 소개팅 앱은 보다 꼼꼼히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인증합니다. 취향ㆍ취미ㆍ성별ㆍ혈액형ㆍ나이ㆍ거주지ㆍ생활반경ㆍ사진 등 수집되는 개인정보가 아주 많습니다. 

심지어 몇몇 소개팅 앱은 재산 증명을 위한 등기부등본, 학력 증명을 위한 졸업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기존의 중앙화된 플랫폼은 이러한 개인정보 DB를 중앙화된 서버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민감한 정보들이 고객동의 없이(혹은 해커에 의해) 유출되기라도 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이다 

소개팅 디앱 후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ytn) 기반입니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암호화된 토큰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인지 아닌지 알 게 뭡니까. 소개팅 앱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내 민감한 개인정보를 잘 관리하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이성을 얼마나 잘 매칭시켜 주는가”입니다. 그게 핵심이죠. 그렇다면, 후는 내가 원하는 짝을 얼마나 잘 찾아줄까요.  

직장동료를 소개팅앱에서 만났을 때의 민망함은 누구의 몫인가

후의 가장 큰 특징은 위치기반에 있습니다. 다른 소개팅 앱들도 위치기반으로 자신의 거주지역 반경 몇 킬로미터 이내의 이성을 필터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후는 자주 가는 특정 장소에 자신의 민들레 홀씨를 남기면 이성이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내 주변 3km의 이성 찾기와 같은 단순 위치기반이 아니라, 시청역 8번 출구 123번지에 있는 스타벅스 수준의 디테일한 지도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초근접 위치기반 서비스가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기가 자주 가는 장소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만약 그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이상한 사람이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심지어 기존의 소개팅 앱과 같이 연락처 및 SNS에 등록돼 있는 지인 차단 기능도 없습니다. 홀씨가 닿고 난 뒤 상대방 프로필로 들어가서 개별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은 있지만 그땐 이미 서로의 위치와 얼굴이 전부 노출되고 난 뒤입니다.

같은 학교 선후배가, 심지어 직장 동료나 상사가 소개팅 앱 상대방으로 근처에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그 민망함은 누구의 몫일까요. 실제로 이런 해프닝이 이번 리뷰에서 벌어졌습니다. 저는 누굴 만난 걸까요.

어장에 물고기가 없다

또 결정적으로 아쉬운 점은 아직 서비스 초기라 유저가 많지 않습니다. 소개팅 앱은 유저수가 많을수록 내가 원하는 상대가 나타나 매칭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이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예시 중 하나가 바로 소개팅 앱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후는 앱 다운로드수가 1만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백만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의 메이저 앱에 비교했을 때 턱없이 작습니다. 편승 효과의 관성을 깨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는 좋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모바일 앱 상에서 민들레 홀씨를 불어 이성에게 날리는 컨셉은 참신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합니다. 기존 메이저 소개팅 앱이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극단적인 성비 불균형 문제(아만다ㆍ글렘ㆍ정오의데이트 등 모두 남녀 비율 9:1)를 극복하기 위해서인지 광고 영상도 전적으로 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제작했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요. 이번 리뷰를 돕기 위해 후를 다운로드한 원재연 기자와 제가 서울 시청역을 기준으로 이성을 탐색해 봤더니 남녀 각각 10명 내외로 비슷했습니다.

후의 장단점을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일반 소개팅 앱과 비교해서는 어떨까요. 일반 앱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까요. 블록체인 기반 여부를 제쳐 두고 후를 포함한 모든 소개팅 앱 가운데 가장 ‘괜찮은(짝을 가장 잘 찾아주는)’ 앱은 무엇일까요. 30초 후가 아니라, 일주일 뒤에 공개합니다.

조우주 기획자  cho.woo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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