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극치를 달렸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스타들의 멋진 드레스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이 있다. 바로 쏟아지는 조명 아래 별처럼 반짝였던 주얼리다. 올해 아카데미 레드카펫의 주얼리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고 화려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전반적으로 무색 다이아몬드로 세팅된 하이 주얼리들이 강세를 이뤘다. 샤를리즈 테론은 총 165개의 정교하게 세팅된 2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했다. 2020년 티파니 앤 코의 가을 컬렉션 목걸이로 500만 달러(한화 59억원)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목까지 올라오는 검정 레이스 상의 위에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더해 절묘한 레드카펫 패션을 선보인 배우 갤 가돗도 있다. 65캐럿 이상의 티파니 앤 코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200만 달러(한화 23억6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6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귀걸이와 9캐럿 이상의 직사각형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플래티늄 반지를 더해 그야말로 화려한 주얼리 패션을 완성했다.
아카데미 4관왕을 자랑하는 ‘기생충’의 여주인공 조여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누드톤 상의에 단정하게 떨어지는 블랙 스커트로 다소 심심한 레드 카펫 룩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대신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힘을 줬다. 다미아니 제품으로 가격은 2억6000만원대에 달한다. 상의 컬러가 누드톤이어서 자칫 허전해 보일 수 있는 목 부분에 제대로 포인트를 준 셈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다이아몬드 브랜드 포에버 마크와 파인 주얼리 브랜드 아니타 코의 다이아몬드 드롭 귀걸이로 레드 카펫 룩에 화려함을 더했다. 18k 화이트 골드와 26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귀걸이다. 헤어 장식에도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포에버 마크의 다이아몬드 제품으로 18k 화이트 골드에 29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스칼렛 요한슨이 이날 착용한 주얼리는 모두 250만 달러(한화 29억5000만원)에 달한다.
영화 ‘조커’의 재지 비츠는 가운데 초록빛 에메랄드가 돋보이는 초커 스타일 목걸이로 시선을 끌었다. 불가리의 목걸이 두 개를 겹친 스타일이 독특했다. ‘디바 드림’으로 불리는 78캐럿 이상의 화이트 골드 목걸이와 함께 에메랄드가 세팅된 12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초커를 더한 것.
에메랄드는 영화 ‘작은 아씨들’의 감독 그레타거윅의 목에서도 빛났다. 플래티늄 소재에 7개의 에메랄드 비즈, 14개의 페어 다이아몬드, 32개의 라운드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불가리의 하이 주얼리 목걸이다.
시상식 오프닝 무대를 수놓았던 가수 자넬 모네는 반짝이는 드레스만큼이나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주목을 받았다. 포에버 마크의 제품으로 18캐럿 화이트 골드와 36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로 디자인된 초커 형태의 목걸이다.
목걸이가 아닌 귀걸이로 포인트를 준 이들도 있다. 대부분 길게 떨어지는 샹들리에 스타일 귀걸이로 목걸이 못지않은 화려함이 특징이다. 배우 시얼사 로넌은 화이트 골드와 스피넬 및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구찌 하이 주얼리 귀걸이를 착용했다.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 역시 12캐럿 이상의 배 모양 다이아몬드와 18k 화이트 골드로 구성된 쇼파드 귀걸이로 멋을 냈다. 나탈리 포트먼은 검은색 의상과 잘 어울리는 까르띠에 옐로 골드 링 귀걸이를 착용했다.
여러 개의 반지로 유독 손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들도 있다. 영국의 영화배우 겸 가수인 신시아 에리보는 피아제의 로즈 링, 포제션 링, 골든 오아이스 미라지 링 등 모두 75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가 포함된 화려한 반지 컬렉션을 자랑했다. 가수 빌리 아일리시는 샤넬의 레이스 장갑에 대담한 장식의 반지를 여러 개 더해 시선을 끌었다.
반지나 목걸이가 아닌 브로치로 레드 카펫 패션을 완성한 스타도 있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티모시 샬라메는 프라다의 바람막이 점퍼와 바지로 색다른 오스카 패션을 선보였는데, 자칫 캐주얼해 보일 수 있는 룩에 화룡점정을 더했다. 바로 가슴 앞부분 주머니에 착용한 까르티에의 브로치다. 117개의 다이아몬드와 루비, 18캐럿의 화이트 골드로 구성된 제품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