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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골드&실버 드레스 대세…지속가능성 메시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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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카펫은 우아함과 화려함의 극치였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빛나는 오스카 트로피를 연상시키듯, 화려하게 반짝이면서도 과한 장식은 배제한 깔끔한 드레스 차림의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밟았다.

2020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 #레이스·프릴 장식 등 여성미 강조 #지속 가능성 등 메시지 담은 옷도

반짝이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은 러네이 젤위거 [사진 REUTERS=연합뉴스]

반짝이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은 러네이 젤위거 [사진 REUTERS=연합뉴스]

비교하면 지난 1월 5일(현지시각) 열렸던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는 딴판이었다. 밝은 녹색부터 형광색까지 파격적인 컬러, 거대한 퍼프 소매, 대형 리본 등이 등장해 개성을 한껏 뽐냈던 골든글로브 때와는 달리 많은 여배우들이 아카데미에선 고전적이고 기품있는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별처럼 반짝이다, 실버·골드 드레스

머리를 감싸는 후드 장식이 독특한 은빛 드레스를 입은 가수 자넬 모네. [사진 AFP=연합뉴스]

머리를 감싸는 후드 장식이 독특한 은빛 드레스를 입은 가수 자넬 모네. [사진 AFP=연합뉴스]

보자마자 탄성이 나올 만큼 화려한 골드&실버 드레스의 향연이 이어졌다. 이날 오프닝 공연을 맡은 가수 겸 영화배우 자넬 모네는 스타워즈 커스텀 의상을 연상시키는 랄프 로렌의 실버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모자가 달린 독특한 디자인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화려한 만큼, 이 드레스 한 벌을 만드는 데 600시간이 걸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금빛 새틴 드레스를 입은 스칼렛 요한슨. [사진 AP=연합뉴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금빛 새틴 드레스를 입은 스칼렛 요한슨. [사진 AP=연합뉴스]

스칼렛 요한슨은 보석 장식이 달린 끈으로 상의에 포인트를 준 메탈릭 드레스로 멋을 냈다. 러네이 젤위거는 어깨를 드러내고 몸매 곡선을 살린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투명 스팽글(합성수지로 만든 작은 장식) 장식으로 덮인 아르마니 프리베의 화이트 드레스로 한쪽 어깨만 드러낸 독특한 네크라인이 눈길을 끈다.

우아한 케이프 드레스를 소화한 배우 브리 라슨. [사진 AP=연합뉴스]

우아한 케이프 드레스를 소화한 배우 브리 라슨. [사진 AP=연합뉴스]

브리 라슨은 케이프(망토) 스타일이 돋보이는 핑크 메탈릭 드레스로 우아함을 뽐냈다. 이밖에도 레지나 킹, 시블리 스콜, 레벨 윌슨, 리타 윌슨(톰 행크스의 아내) 등도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 드레스로 화려함을 드러냈다.

영국 배우 신시아 에리보의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디자인의 드레스. [사진 AFP=연합뉴스]

영국 배우 신시아 에리보의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디자인의 드레스. [사진 AFP=연합뉴스]

별들의 축제답게 독특한 장식으로 눈길을 끈 배우들도 있다. 영화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는 보석 장식이 박힌 튜브톱 상의에 좁고 긴 트임이 있는 드레스를 입었다. 산드라 오는 겹겹이 부풀린 거대한 퍼프 소매가 돋보이는 핑크 드레스를 선택했다. 영화배우 겸 모델 몰리 심스는 깊이 파인 V 네크라인과 화려한 커팅이 돋보이는 스커트로 구성된 핑크 메탈릭 드레스를 착용했다.

튤 소재를 여러겹 겹쳐 소매를 과장해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산드라 오. [사진 EPA=연합뉴스]

튤 소재를 여러겹 겹쳐 소매를 과장해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산드라 오. [사진 EPA=연합뉴스]

프릴·레이스·핑크로 여성미 강조

허리 부분의 금빛 프릴 장식이 돋보이는 드레스를 입은 시얼사 로넌. [사진 AFP=연합뉴스]

허리 부분의 금빛 프릴 장식이 돋보이는 드레스를 입은 시얼사 로넌. [사진 AFP=연합뉴스]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은 드레스 스타일이 주목받은 가운데, 프릴·레이스·핑크 등으로 포인트를 줘 여성미를 강조한 드레스들도 돋보였다. 시얼사 로넌은 독특한 주름 디자인의 상의에 라일락 컬러의 스커트를 매치한 구찌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플로렌스 퓨는 루이 비통의 짙은 블루 드레스를 선택했다. 층층의 잔 물결 주름 장식이 돋보이는 드레스로 귀여운 느낌을 살렸다. 배우 크리스틴 위그는 주름 장식이 달린 대담한 붉은색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플로렌스 퓨는 층층이 겹친 스커트로 귀여운 느낌을 냈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

플로렌스 퓨는 층층이 겹친 스커트로 귀여운 느낌을 냈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

레이스 장식은 여성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스타일을 연출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속이 비치는 블랙 레이스 장식은 관능적인 느낌도 더할 수 있다. 루니 마라는 알렉산더 맥퀸의 블랙 레이스 드레스를 선택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컷아웃(옷에 독특한 모양으로 구멍을 낸) 스타일이 돋보인다. 갤 가돗은 블랙 레이스 장식의 상의에 화사한 핑크 스커트를 더해 멋진 스타일을 선보였다.

루니 마라는 과감한 컷 아웃 디자인의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사진 AFP=연랍뉴스]

루니 마라는 과감한 컷 아웃 디자인의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사진 AFP=연랍뉴스]

핑크와 블랙의 조화 역시 이번 아카데미 레드 카펫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각적인 코드다. 갤 가돗을 필두로 영화 ‘기생충’의 조여정,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카트리나 밸프, 영화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 등은 핑크와 블랙의 조화가 돋보이는 드레스를 선택했다.

영화 '기생충' 사단, 여배우 조여정은 베이비 핑크 상의에 블랙 스커트로 단아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사진 AFP=연합뉴스]

영화 '기생충' 사단, 여배우 조여정은 베이비 핑크 상의에 블랙 스커트로 단아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사진 AFP=연합뉴스]

우아한 블랙은 레드 카펫 단골

블랙과 화이트의 조화가 돋보이는 루시 보인턴의 드레스. [사진 AP=연합뉴스]

블랙과 화이트의 조화가 돋보이는 루시 보인턴의 드레스. [사진 AP=연합뉴스]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을 수 있는 블랙 드레스를 선택한 배우들도 많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루시 보인턴은 퍼프 소매가 돋보이는 샤넬의 블랙&화이트 드레스를 입었다. 샤를리즈 테론은 디올의 원 숄더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는데 스커트의 긴 트임을 이용해 멋진 다리 곡선을 뽐냈다. 마고 로비는 소매 부분의 독특한 장식이 특징인 샤넬의 블랙 드레스로 레드 카펫 스타일을 연출했다.

샤를리즈 테론은 한쪽 어깨를 드러낸 관능적인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를 입었다. [사진 EPA=연합뉴스]

샤를리즈 테론은 한쪽 어깨를 드러낸 관능적인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를 입었다. [사진 EPA=연합뉴스]

드레스는 메시지를 담고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의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사진 EPA=연합뉴스]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의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사진 EPA=연합뉴스]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지난 1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유명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턱시도 한 벌로 이번 시즌 시상식 전체를 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옷을 계속 만드는 게 지구 환경에 유해하다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역시나 이번 아카데미에도 스텔라 매카트니의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케이틀린 디버와 레아 세이두는 친환경 섬유인 파이버 텐셀 소재로 만든 루이 비통 드레스를 입었다. 두 사람의 드레스는 아카데미와 파트너쉽을 맺고 지속가능한 드레스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단체 ‘레드 카펫 그린 드레스’의 작품이다.

케이틀린 디버는 친환경 섬유인 파이버 텐셀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케이틀린 디버는 친환경 섬유인 파이버 텐셀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나탈리 포트만은 금색 자수 장식의 디올 오뜨 꾸뛰르의 드레스를 입었다. 함께 걸친 망토에는 로렌 스카파리아, 그레다 거윅, 셀린 시아마 등 훌륭한 작품을 냈지만 이번 아카데미에서 주목받지 못한 여성 영화인들의 이름을 새겨 화제가 됐다.

나탈리 포트먼은 드레스 가운에 여성 영화인들의 이름을 올렸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

나탈리 포트먼은 드레스 가운에 여성 영화인들의 이름을 올렸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

젊은 스타들의 파격적인 룩

빌리 아일리쉬의 펑퍼짐한 샤넬 슈트 룩. [사진 REUTERS=연합뉴스]

빌리 아일리쉬의 펑퍼짐한 샤넬 슈트 룩. [사진 REUTERS=연합뉴스]

한편 이날 특별 공연을 펼친 팝 스타 빌리 아일리쉬의 파격적인 시상식도 눈에 띄었다. 샤넬의 화이트 체크무늬 슈트였는데, 빌리 아일리쉬 특유의 오버 사이즈 핏이 특징이다. 손에 낀 레이스 장갑과 크리스털 장식을 단 긴 손톱, 녹색과 검은색 투톤 컬러의 헤어 등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슈트를 비롯해 머리 핀, 헤어 밴드 곳곳에 샤넬 로고와 배지가 달려 있어 우아한 아카데미 레드 카펫을 대놓고 브랜드 행사장 포토월로 만들었다는 네티즌의 비판도 있었다.

레이스 장갑과 긴 손톱, 주얼리 등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빌리 아일리쉬. [사진 AP=연합뉴스]

레이스 장갑과 긴 손톱, 주얼리 등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빌리 아일리쉬. [사진 AP=연합뉴스]

‘겨울왕국2’ 주제가를 부른 노르웨이의 가수 오로라는 도복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과장된 왕관과 옷 앞섶에 달린 노리개 등 다소 난해한 스타일의 의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독특한 스타일의 레드 카펫 룩을 선보인 노르웨이 가수 오로라. [사진 AFP=연합뉴스]

독특한 스타일의 레드 카펫 룩을 선보인 노르웨이 가수 오로라. [사진 AFP=연합뉴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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