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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의 신비 찾아「6년 장정」떠난다|미 무인탐사선 갈릴레오 호 발사…95년 12월 도착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파이오니어 1, 2호와 보이저 1, 2호에 이은 미국의 다섯 번째 무인 목성탐사선 갈릴레오 호가 17일 낮 12시57분(한국시간 18일 오전 1시57분) 지구를 발진, 6년간의 긴 여정에 들어갔다.
우주왕복선 아틀랜티스 호의 등에 업혀 지구상공의 궤도까지 실려간 후샌트로 개량형 로켓에 의해 발사됐다.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이 15억 달러 짜리 야심작의 특징은 과거의 탐사선과는 달리 최종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전인 90년과 92년 두 차례에 걸쳐 지구를 방문한다는 점과 본체에서 분리된 소형관측선이 목성에 보다 가까이 접근해 자료를 수집한다는 점이다.
1610년 1월 7∼13일 목성과 4대 위성(이오, 에우로파, 가니베데, 갈리스토)을 처음 관측한 이탈리아의 잘 알려진 과학자 갈릴레오의 이름에서 따온 이 탐사선의 임무는 목성과 이들 4대위성의 관측이다.
갈릴레오 호는 90년 2월 금성 곁을 지나 90년 12월 지구상공 9백60km 지점을 통과하고 소행성대를 거쳐 92년 12월에 다시 지구상공 3백km 지점을 지난다. 또 95년 12월 최종방문지인 목성을 선회, 최종임무를 마친 뒤 우주공간으로 사라지도록 계획돼있다.
이같이 지구를 두 차례 방문하는 것은 지구의 중력을 이용, 자체추진력을 급속히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외계로부터 다가오면서 지구를 관측함으로써 과거의「멀어져 가는 지구」가 아닌「점점 확대되는 지구」의 새로운 모습을 인류에게 보여주자는 공상과학소설가 칼새건의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 참작됐다.
갈릴레오 호의 총 중량은 2t으로 그중 9백35kg은 추진연료. 지구와의 교신을 위한 고감도 안테나의 직경은 5·lm며 송신이 시작되면 1초에 신문 1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보내오게 된다.
태양과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연료는 원자력전지를 사용한다.
연필 끝의 지우개 만한 플루토늄연료가 1백29개(무게 약20kg)장전돼 이것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게 된다. 사고에 대비해 초경금속인 이리듐으로 된 특수용기 등 수 겹의 안전장치가 돼있다.
그러나 반 핵 및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이 정도의 양이라면 수천 명을 죽일 수 있다면서 두 차례나 지구를 방문하는 동안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느냐며 법원에 제소하는 등 갈릴레오 계획을 포기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갈릴레오 호는 목성을 선회하는 궤도선과 소형 캡슐 관측선으로 구분돼 있다. 궤도선은 약22개월 동안 목성주위를 돌면서 관측을 계속하고 관측선은 목성 최 근접 직전에 분리돼 2차례 낙하선을 이용해 속도를 감속하면서 대기권에 접근, 약1시간 동안 자료수집을 한다.
궤도 선에는 CCD(주하 결합소자)를 채용한 고성능 TV카메라를 비롯해, 근적외분광계·자력계 등 11개의 관측 기기가 실려있다.
특히 TV카메라는 성능이 우수해 79년 보이저가 보낸 사진보다 20∼1천 배의 해상도를 갖는다.
갈릴레오 호는 지구접근 기간 중 지구대기권의 메탄가스와 탄산가스 등 지구온실 효과와 관련된 각종 기체를 측정한다. 특히 첫 번째 접근 때는 남극대륙상공의 구멍 뚫린 오존층을 통해 지구의 모습을 촬영하며 금성의 구름과 번개도 관측한다.
목성에서는 대기의 조성과 구조, 온도분포, 구름의 특성, 위성표면 특성, 이오 위성의 화산활동과 목성고리의 기원 해명자료, 위성들의 대기온도·밀도·압력·가스존재 비, 벼락현상 등 과거 어느 것보다 충분하고 선명한 자료를 보내올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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