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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 금품요구, 다툼유발…목적 이룬 나쁜 남자의 출구전략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49)

남자가 있는 곳 어디나 나쁜 남자가 있지만 콜라텍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 실버인데도 의외로 나쁜 남자가 많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나쁜 남자란 어찌 보면 양아치에 가까운 개념이다. 우리 여성 실버가 젊다고 말하는 나이는 60대를 의미하는데, 이곳에서는 오히려 젊은 남성이 나이 든 남성 실버보다 쿨하고 깨끗한 편이다.

나이가 든 70대 초·중반의 남자 실버 중에는 의외로 나쁜 남자가 많다. 인생을 살 만큼 살아 산전수전 모두 겪은 나이라 그런가? 70대면 고희를 넘긴 세대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살아야 할 나이인데도 자신들 나이는 잊은 채 야비하고 파렴치하기까지 하다.

콜라텍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 실버인데도 의외로 나쁜 남자가 많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나쁜 남자란 어찌보면 양아치에 가까운 개념이다.[사진 pexels]

콜라텍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 실버인데도 의외로 나쁜 남자가 많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나쁜 남자란 어찌보면 양아치에 가까운 개념이다.[사진 pexels]

나쁜 남자의 수법은 비슷하다. 알게 모르게 남자끼리 전수한 비법이어서 그런가? 사실 콜라텍에 일찍 입문한 선배는 후배에게 여자 다루는 비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나쁜 남자의 공통 수법은 무관심법을 사용한다. 일단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고 나면 슬슬 몸을 사리기 시작한다. 문주란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노래처럼 그렇게도 적극적이고 몸이 달아 칭얼대던 남자가 언제 그랬냐는 듯 서서히 냉정하게 돌변한다.

첫째는 파트너에게 전화나 문자를 먼저 하지 않는 밀당을 한다. 하기 좋은 말로 여성에게 부담 주지 않기 위해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밀당으로 상대 여성에게 조바심을 주고 애태우게 하려는 작전이다. 사랑에 약자인 을이 항상 먼저 전화하고 먼저 사과하고 먼저 만나자고 하듯 여자를 약자로 만들려는 속셈이다.

둘째는 먼저 만나자는 말을 아낀다. 우리나라 문화는 먼저 술 한잔하자고 한 사람이 술값을 내듯이, 먼저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한 사람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한다. 그래서인지 나쁜 남자는 가급적 먼저 만나자는 말을 아끼고 자기는 시간이 많아 너의 형편에 맞출 용의가 되어있다는 암시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성격이 급한 여성이 만나자고 먼저 제안한다. 그래서 데이트 비용을 여성이 부담하게 한다.

셋째는 파트너에게 은근히 금품을 요구한다. 나쁜 남성이 하수인 경우 여성 파트너에게 직접 용돈이나 갖고 싶은 물건을 이야기한다. 남자가 자신을 더욱 강하게 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 순금목걸이와 순금팔찌다. 남자의 경우 목걸이는 순금으로 약 20돈이 들어간다. 무게감 있는 목걸이를 차고 얼마나 폼을 잡고 싶겠는가? 그러나 고수는 절대 직접 표현을 하지 않는다. 상대 여성이 스스로 해줄 수 있도록 세뇌를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여성 파트너는 압박감에 파트너와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할 수 없이 들어 준다.

우리나라 문화는 먼저 술 한잔 하자고 한 사람이 술값을 내듯이, 먼저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한 사람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한다. 그래서인지 나쁜 남자는 가급적 먼저 만나자는 말을 아낀다. [사진 pixabay]

우리나라 문화는 먼저 술 한잔 하자고 한 사람이 술값을 내듯이, 먼저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한 사람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한다. 그래서인지 나쁜 남자는 가급적 먼저 만나자는 말을 아낀다. [사진 pixabay]

넷째는 파트너와의 생일이나 두 사람 기념일 전에 일부러 다툼을 만든다. 실버 커플도 젊은 사람처럼 파트너의 생일이나 두 사람 기념일을 챙긴다. 파트너의 생일, 만난 기념일 등 축하해 줄 일이 생기면 자신의 형편에 맞게 옷·화장품·커플 반지나 목걸이를 해 주기도 하고 용돈도 준다.

여성은 기념일이 다가오면 은근히 남성파트너가 얘기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언제 이야기해 줄까 기다리지만 나쁜 남자 고수는 기념일이 다가와도 일절 언급이 없다. 그리고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다투게 된다.

나쁜 남자의 전략은 기념일에 돈이 들어갈 것을 예상해 일부러 파트너와 다툰 후 만남 없는 냉전 기간에 진입함으로써 기념일을 넘기는 전략이다. 여성이 생각할 땐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화를 내어 다투는 게 이상할 정도다. 나쁜 남자는 상대 여성에게 기념일에 선물을 안 한 이유는 일부러 안 한 것이 아니라 다투어 선물할 기회가 없었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전략이다.

다섯째, 나쁜 남자는 보통 연상의 여성을 좋아한다. 연상의 여자와 사귀면서 데이트 비용을 쓰지 않고 용돈을 얻어 타기 위한 수법이다. 나이가 든 여성은 연하의 남성이 파트너를 해 주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나이가 많은 것을 약점으로 알기에 연하의 파트너에게 용돈을 주고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쁜 남자는 연상의 여성이 데이트 비용을 잘 쓰지 않고 자신에게 용돈을 자주 주지 않으면 심통을 부리기 일쑤고 데이트를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마지못해 해 주는 티를 낸다. 즉 하기 싫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시위하는 것이다.

여성 파트너로부터 용돈을 받고 싶으면 화를 내는 게 콜라텍 나쁜 남자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즉 여성파트너에게는 너무 잘해주면 안 되고 가끔 심통을 부려야 한다는 것이다. 콜라텍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진실을 원하면 상처만 받는다. 여기에서는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생각하고 언젠가는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중도를 지키는 힘이 필요하다.

콜라텍은 좋은 점만을 마음껏 누리면 된다. 노년기에 운동할 수 있어 좋고, 경제적으로 큰돈이 들어가지 않아 좋고, 전천후장소여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와서 운동할 수 있어서 좋고,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니 감성이 살아 움직여 젊게 살 수 있어 좋고, 관절이 약해도 걸을 수만 있으면 운동할 수 있어 좋고, 뭐니뭐니해도 이성을 느끼면서 운동할 수 있어서 좋은 게 콜라텍의 매력이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남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게 바람직하다.

콜라텍 코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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