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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 청신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자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을 꺾고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지소연은 이 경기에서 A매치 58호 골을 넣어 차범근과 동률을 이뤘다. [뉴스1]

여자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을 꺾고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지소연은 이 경기에서 A매치 58호 골을 넣어 차범근과 동률을 이뤘다. [뉴스1]

한국 여자축구가 사상 첫 올림픽 본선에 한 발 다가섰다.

조별리그 최종 베트남전 3-0 완승 #호주, 중국 중 1팀과 도쿄행 다퉈 #지소연 A매치 58골 차범근과 동률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최종전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한국(승점 6)은 A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베트남전 11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상대 전적으로 유지했다. 베트남(승점 3)은 미얀마(승점 0)를 지키고 2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 북한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한국은 당초 조별리그 3경기에 한 경기가 줄어든 2경기만 치렀다. 한국은 1차전에서 미얀마를 7-0으로 꺾었다. 다음달 열리는 플레이오프는 A조 1위와 B조 2위, B조 1위와 A조 2위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맞붙는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팀은 두 장이 걸린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한국은 아직 한 번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에 앞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압도했다. 선제골도 일찌감치 터졌다. 전반 23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패스를 받은 장슬기(마드리드 CFF)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절묘한 칩샷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8분 심서연(현대제철)이 내준 패스를 추효주(울산과학대)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추효주의 슛은 골라인 부근에서 바운드돼  튀어올라 베트남 골키퍼의 몸에 맞게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2000년생 막내 추효주는 A매치 3번째 출전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31분 또 한 명의 2000년생 공격수 강지우(고려대)가 강채림 대신 그라운드를 밟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 공격은 멈추지 않고 막판까지 몰아쳤다. 후반 38분 추효주의 패스를 받은 에이스 지소연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제때 반응하지 못할 만큼 빠른 슛이었다. A매치 통산 123경기 만에 58번째 골을 기록한 지소연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과 A매치 최대골 동률을 이루는 겹경사를 맞았다. 2006년 15세로 최연소 A매치 데뷔 골을 넣은 지 약 14년 만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소연에게 달려가 기마 태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제 지소연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한국의 상대는 B조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로선 1승씩 챙긴 중국과 호주 중 한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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