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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저라도 종로 출마”…공관위 “황교안 어쩔거냐”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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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유한국당에 종로가 고차방정식이 됐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행 여부 때문이다. 황 대표의 선택에 따라 향후 네댓 수순이 달라진다. 정작 황 대표는 선택을 늦추고 있다.

공관위원들 의견 갈려 결론 못내 #박완수 “황 출마는 민주당 프레임” #일부는 “황 일병 구하기로 가나” #종로 무주공산 홍정욱 차출론도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오후 2시 30분부터 두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황 대표의 출마 지역에 대해서 향후 공관위원들과 일대일로 심층적인 대화를 나눈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황교안 불출마’론에 대해선 “그것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공관위 회의는 황교안 종로 출마론과 신중론이 충돌하는 자리였다. 당초 공관위원 상당수는 “피하지 말고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황 대표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더 늦어지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기류도 형성됐다고 한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공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종로에 오라’는 프레임은 민주당이 만든 거 아니냐. 종로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반면 일부 공관위원은 “종로에 몸을 던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여럿(윤보선·노무현·이명박) 있지만, 종로를 피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공관위원은 회의 뒤 “‘황교안 일병 구하기’로 (공천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황 대표 자신은 이날 오전 종로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총선 행보는 제가 판단하고,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 이리 와라 그러면 이리 가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전 위원장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종로는 전국 선거를 견인해야 하는 곳인데, 최근 논란으로 당이 다소 수세적 입장에 처했다”며 “여전히 상징성을 지닌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당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나에게 제안을 한다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연락해 종로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한국당 원외 인사 두 명도 김형오 위원장을 접촉해 종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당내에선 전희경 당 대변인이나 홍정욱 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전 의원은 해외에 있다가 6일 귀국할 예정이다.

공관위로선 종로가 안 풀리니 진도를 못 내고 있다. 황 대표의 출마지를 발표할 때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홍준표 전 대표 등 중진 인사들에 대한 거취도 함께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데서 드러나듯 서로 연동돼 있어서다. 한 당직자는 “황 대표가 험지 출마나 불출마하는 자기희생을 해야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그리고 영남 의원들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선 황 대표가 서울 용산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고 주시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출범=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5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한국당행이 확정된 한국당 현역 의원은 4명이다. 한선교 대표를 비롯해 김성찬·조훈현·최연혜 의원 등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12명)에게 당 이적을 권유하고 있다.

손국희·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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