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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에…마스크주 100% 넘게 껑충, 여행·항공 콜록

중앙일보

입력

31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31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증시를 연일 흔들고 있다.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관련주가 크게 출렁이는 모양새다. 확진자가 늘어나자 마스크·백신 업체 주가는 무더기로 급등한 반면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에 여행·항공업체 등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국내 증시에서 위생용지 제조업체인 모나리자 주가는 전날보다 23.05% 오른 91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7일 종가와 비교하면 129% 급등했다. 이 기간 마스크 생산업체인 오공(161%)과 케이엠(126%)도 몸값을 두 배 이상으로 불렸다. 손 세정제 사업을 하는 파루(48%), 승일(46%) 주가도 치솟았다. 백신 관련 업체의 기세도 등등했다. 같은 기간 유전자 백신 개발업체인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72%, 체외 진단 시약 업체인 바디텍메드는 46% 뛰었다.

신종 코로나에 마스크·백신 업체 웃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종 코로나에 마스크·백신 업체 웃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마스크 관련주 오공·모나리자 몸값 두 배로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스크·손 세정제는 실제로 잘 팔리고 있어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신종 코로나에 대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제약 관련주가 오르는 건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제약 관련주의 경우 뚜렷한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도 '묻지 마'식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단 얘기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사태가 진정되면 주가가 원위치로 돌아갈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권했다.

한국거래소도 '투자 유의 안내'를 발동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달 30일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오공 등 16개 종목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 또는 지정할 것을 예고했다.

여행·항공·화장품 업체 울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행·항공·화장품 업체 울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관광 수요 위축에 아모레퍼시픽 21% 하락

이와 달리 여행·항공·화장품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여행 수요가 줄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투자 심리가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국내 확진 환자가 추가로 5명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날 대표적인 화장품 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3.09% 내린 18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종가와 비교하면 21%가량 떨어진 수치다. LG생활건강도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20%)와 모두투어(-19%), 참좋은여행(-15%) 등 여행업체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그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항공업체도 하락 폭을 키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4%, 12%가량 떨어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살펴보면 여객 수요는 3개월 이상 줄었다"며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동 수요가 빠르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가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항공·유통업종 주가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질병이 경기나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중반 이후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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