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입는 남자교수 보셨나요?

중앙일보

입력

'치마 입는 교수님'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서울 모여대의 김세중 교수가 그 주인공으로 김교수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영상이 동영상 포털 판도라 TV(www.pandora.tv)에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디시뉴스가 28일 보도했다. 학교 내 자체 방송으로 제작된 듯 보이는 영상 속에는 '치마 입는 교수님'의 생활 모습과 인터뷰가 담겨 있다. 치마를 입는 이유와 다리 털을 제거하는 방법, 또 가지고 있는 치마의 가격까지. 남성이 치마를 입다는 것은 생소한 일이지만 김 교수는 "치마는 여성이 일방적으로 강요 당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김 교수가 치마를 입는 이유는 사회 속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대등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일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치마는 남자한테 금지되고 여자한테만 허용된 것이 아니라 여자에게 강요되고 있는 거지. 여자는 바지를 입기 위해 오랫동안 역사적 투쟁을 하기도 했는데, 남자가 치마를 입는 건 권리 회복의 측면이 아니라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이상하지 않느냐?'하는 이 이상함을 통해서 사회에서의 양성의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거야"

김교수가 말하는 여성들의 다리털 면도 역시 남성들의 판타지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남녀가 모두 치마를 입는다면 다리털이 흉이 안되지만 치마를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문화에서는 남성들의 판타지가 여성으로 하여금 다리털을 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라고. 기계를 통해 다리털을 직접 뽑고 있다고 밝힌 김 교수는 치마를 살 때도 점원의 반응을 살펴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점원이 재미있는 반응으로 접근하는 가게의 치마를 구입한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방법이다.

'치마 입는 교수님'을 대하는 학생들은 김 교수의 개성이니까 관계 없다, 옷은 자기 생각의 표현일뿐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를 접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결단력과 용기가 대단하다", "한 곳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 멋있습니다"라는 등의 긍정적인 의견을 달았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아무리 그렇다해도 남자가 치마를 입는 것은 어색해 보인다", "내 상식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digitalnew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