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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상한가' 한진 '상승' LG '하락'...총수 별세에 주가 달랐던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 롯데]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 롯데]

롯데와 한진은 상한가·상승. LG는 하락.
총수 별세 소식에 그룹 지주사의 주가 방향은 이렇게 갈렸다. 지난 2년, 재계에선 유독 세대교체가 잦았다. 20대 기업 회장 중 3명이 바뀌었다. 그럴 때마다 시장에선 지주사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됐다.

롯데지주 주가 추이. 신격호 명예회장(1월 19일 사망)이 세상을 떠난 이후 주가는 상승했다. 사망 이후 지주사 배당이 늘 것이란 판단으로 해석된다. [자료 네이버]

롯데지주 주가 추이. 신격호 명예회장(1월 19일 사망)이 세상을 떠난 이후 주가는 상승했다. 사망 이후 지주사 배당이 늘 것이란 판단으로 해석된다. [자료 네이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하루 만에 열린 20일 주식시장에서 롯데그룹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 우선주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폭인 29.88%(1만7300원)가 올라 7만5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롯데지주도 전 거래일 대비 5.74%(2050원) 올라 3만7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정보통신도 직전 거래일 대비 상승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던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은 직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직후 보인 지주사 한진칼의 주가 흐름과 유사하다. 2019년 4월 8일, 조 전 회장이 지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직후 한진그룹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019년 4월 8일 전일 종가 대비 20.63%(5200원) 오른 3만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한진칼의 거래량은 1091만7057주로 전일 거래량(21만6878주)과 비교해 50배가량 뛰었다.

총수 사망에 따른 주가 상승은 상속세 마련과 경영권 분쟁 때문이란 해석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 명예회장 사망에 따른 지분 상속 상속세가 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신 명예회장 계열사 지분 평가액은 4295억원으로 이에 따른 상속세는 254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신 명예회장 일가의 상속세 조달을 위해 롯데지주 등이 배당을 늘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롯데지주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상승 폭이 컸는데 이는 향후 배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칼 주가 추이. 조양호 회장(2019년 4월 8일 사망) 사후 한진칼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자료 네이버]

한진칼 주가 추이. 조양호 회장(2019년 4월 8일 사망) 사후 한진칼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자료 네이버]

이와 비교해 한진그룹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경우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사망 직후 꾸준히 상승했다

주식회사 LG 주가 추이. 구본무 LG회장(2018년 5월 20일 사망) 사후에도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자료 네이버]

주식회사 LG 주가 추이. 구본무 LG회장(2018년 5월 20일 사망) 사후에도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자료 네이버]

총수 사망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LG그룹이 대표적이다. 구본무 LG 회장(2018년 5월 20일 사망)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주식 거래일인 그해 5월 21일 ㈜ LG는 7만89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13%(900원)가 빠지며 거래를 마감했다. LG화학과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를 두고 구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시장에 이미 반영돼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이 상대적으로 빨랐던 LG그룹은 안정적인 그룹 체제를 유지했고, 승계도 상당 시간 준비해 온 만큼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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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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