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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밖 인터스텔라에서 온 혜성 '보리소프'…한국 연구진이 촬영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천문연구원이 산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리소프 혜성을 관측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산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리소프 혜성을 관측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태양계 너머 외계에서 온 혜성 ‘보리소프’를 추적해 지구 접근 직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산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리소프 혜성을 관측했다고 20일 밝혔다. 천문연에 따르면, 보리소프 혜성은 지난해 12월 8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을, 20일 후인 12월 28일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근지점을 통과했다.

연구진들은 지난해 12월 20일 16시 4분부터 17시 19분까지(한국시간 기준) 약 1시간 15분 동안 외계행성 탐색시스템 칠레 관측소 망원경으로 보리소프 혜성을 촬영했다. 촬영 당시 보리소프 혜성은 지구로부터 약 2억 9000만㎞ 떨어져 있었다. 이는 지구-태양 거리의 1.95배에 해당한다. 혜성의 밝기는 16.5 등급으로, 0등급별인 직녀성보다 약 400만 배 만큼 어두웠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산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리소프 혜성을 관측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보리소프 혜성의 등광도곡선 영상.

한국천문연구원이 산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으로 지구에 가까이 다가온 보리소프 혜성을 관측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보리소프 혜성의 등광도곡선 영상.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의 한 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한 보리소프 혜성은 ‘오우무아무아(Oumuamua)’에 이어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관측된 외계 천체다. 보리소프는 태양에서 약 4억8280만㎞ 떨어진 게자리에서 흐릿한 빛으로 처음 포착됐다. 이후 태양계 내 소형 천체를 추적하는 국제천문학연합(IAU) 소행성센터(MPC)는 지름이 2~16㎞인 이 천체가 태양계 밖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초기 관측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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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천문학자들에 의해 보리소프에 물이 있으며, 초당 19㎏의 물을 내뿜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계에서는 그간 별 사이의 공간(interstellar space)에 중력 섭동으로 원래 행성계에서 쫓겨나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과 혜성 등 작은 천체들이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태양계를 지나간다고 추정됐다. 보리소프는 이런 예측을 입증하는 천체로, 앞으로 더 많은 성간 천체가 관측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리소프 혜성의 궤도.

보리소프 혜성의 궤도.

문홍규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천문학자들은 칠레에 2022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광시야 탐사망원경 '베라루빈'를 이용해 오우무아무아나 보리소프 같은 외계 소행성과 혜성을 1년에 1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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