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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스쳐간 오무아무아…외계인이 만든 인공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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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방문 첫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 혜성 상상도 [유럽남부천문대(ESO) 제공=연합뉴스]

태양계 방문 첫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 혜성 상상도 [유럽남부천문대(ESO)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태양계 내부를 지나간 첫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Oumuamua·1I/2017 U1)'가 외계의 고등생명체가 만들어 보낸 메시지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5일 우주과학 전문 매체 '유니버스 투데이'에 따르면 에이브러햄 러브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교수와 슈무엘 비알리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주장이 담긴 '태양 복사압이 오무아무아의 독특한 가속을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논문을 공개했다.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저널 '아카이브'에 우선 공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태양을 지나면서 속도가 더 높아진 근거를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무아무아는 발견 초기 태양을 지나며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대로 속도가 빨라지는 등 독특한 가속 패턴을 보였다.

이에 대해 천문학자들은 오무아무아가 혜성처럼 태양의 열로 표면에 있던 물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속도가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태양 가까이 있을 때 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표면 물질이 떨어져 나가 속도가 빨라졌다면, 오무아무아의 회전도 빨라져야 하는데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곧 표면에 있던 물질이 떨어져 속도가 붙었다는 초기 가설이 잘못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대신 오무아무아가 태양 빛의 복사압으로 속도를 높이는 '솔라 세일(Solar sail)' 형태를 띠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솔라 세일은 태양에서 나오는 광자를 연료 삼아 비행하는 기술로 일본이 이카로스(IKAROS)를 발사한 바 있다.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솔라 세일 형태일 것이며 이는 외계 고등생명체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외계 고등생명체가 어떤 목적을 갖고 일부러 솔라 세일 형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외계 고등생명체가 만든 오무아무아는 대양의 난파선처럼 중력과 별의 복사 영향으로 아무 목적 없이 태양계로 흘러들어왔을 수다고 봤다. 또 태양계를 탐사할 목적으로 일부러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인류가 우주 탐사에 나서듯 외계인도 오무아무아를 이용해 태양계 탐색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외계 고등생명체가 오무아무아와 유사한 수많은 천체를 태양계로 보냈을 수도 있다며 이 가운데 오무아무아만 지구에 가까이 근접해 천문학자들에게 발견됐고, 오무아무아 같은 천체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러브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오무아무아 연구는 우주 과거 문명의 유물을 연구하는 이른바 우주 고고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잠재적 기반을 세우는 것"이라며 "우주에 떠도는 인공물의 증거를 발견하는 것은 '우리가 유일한 것인가?'라는 해묵은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무아무아는 '먼 데서 온 첫 메신저'라는 뜻의 하와이 원주민 말로 지난해 10월 태양계 밖에서 온 최초의 성간 천체로 화제가 됐다.

지난 9월 페가수스 별자리 방향으로 태양계를 벗어났다. 당시 코린 베일러-존스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 박사팀은 오무아무아 혜성의 100만년 전 위치를 추적, 고향 별 후보 4개를 찾아냈다고 국제 학술지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무아무아의 정확한 정체가 아직 파악되지 않아 천문학자들마다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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