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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우주로 갈 누리호…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에 직접 가봤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섬에서 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구름이 피어 올랐습니다. 바로 이 곳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한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에 들어갈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는 연소 시험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 수증기는 엔진이 뿜어내는 화염에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약 1.5km 떨어진 거리에서도 수증기 구름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은 139번째 엔진 실험이 있었던 날이라고 합니다.

나로우주센터 르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첫 독자 개발중인 누리호는 내년 2월에 첫 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목표는 1.5t급 아리랑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것. 2013년 발사된 2단형 나로호가 100㎏ 중량의 위성을 300㎞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성능임을 고려하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을 경우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2월 첫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모습 [사진 한국한공우주연구원]

내년 2월 첫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모습 [사진 한국한공우주연구원]

한국 발사체가 없어 설움 당한 지난날

‘위성 강국’인 한국에, 발사체가 꼭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현재 기상ㆍ해양관측, 통신중계용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1호를 비롯해 저궤도 위성들이 지구관측ㆍ국토관리ㆍ안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체 발사체가 없어 위성을 쏘아 올릴 때마다 외국에 의존해야 했죠. 그 만큼 알게 모르게 당한 설움도 많았습니다. 천리안2A호의 경우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에 실려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700억~800억원을 지불했습니다. 또 그들이 원하는 대로만 발사해주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한계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발사하려면 바로 우리의 발사체가 필요하다는게 연구진들의 설명입니다.

누리호 개발은 1단부터 3단에 이르기까지 각 단별로 엔진을 포함한 구성품을 개발해 조립 및 성능시험을 수행하고, 시험결과가 모든 규격을 만족하면 비행모델을 제작하여 발사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쉽게 설명하면, 바로 우주로 가는 기체인 비행모델을 바로 제작하는게 아니라, 그 전에 체계개발모델(EM)과 인증모델(QM)을 제작해 지상에서 테스트를 완벽하게 끝내는 것이죠. 우주 개발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도 이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발사 해버리면 돌이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공개된 제1발사대(사진 오른쪽)와 현재 건설 중인 제2발사대(사진 왼쪽) 모습.   제1발사대는 2013년 발사된 나로호, 2018년 11월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때 사용됐다. 2021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에 사용될 제2발사대는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연합뉴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공개된 제1발사대(사진 오른쪽)와 현재 건설 중인 제2발사대(사진 왼쪽) 모습. 제1발사대는 2013년 발사된 나로호, 2018년 11월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때 사용됐다. 2021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에 사용될 제2발사대는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누리호 쏘아올릴 제2 발사대 완공 

현재 각 단별로 EM과 QM을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비행모델 조립을 착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누리호가 발사될 제2발사대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누리호는 예전의 나로호(총길이 33m, 총 중량 140t) 보다 크기가 커서 나로호를 발사했던 제1발사대에서는 발사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제2발사대에는 발사체가 세워진 상태에서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엄빌리칼 타워(높이 45.6m)도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날 방문해 현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있는 누리호의 발사동과 조립동의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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