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담당 부장판사 사직 "한국당으로 총선 나갈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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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형사사건 재판을 맡았던 장동혁(51·사법연수원 33기)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사직했다.

광주지법 장동혁 부장판사, 지난 10일 사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일정도 차질 불가피 #전 전 대통령,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기소

장동혁 판사. [뉴스1]

장동혁 판사. [뉴스1]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0일 제출된 장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의원면직 처분했다. 장 전 판사는 오는 16일부터 대전의 한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오는 4월 대전·충남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공직 사퇴 시한(15일) 이전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장 판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공천 여부나 출마 예정지 등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장 전 판사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대천고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나왔다. 대학 4학년때인 1991년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한 뒤 93년부터 7년간 교육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교육부 생활 중 판사가 된 친구를 보고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했고, 가족과 함께 신림동으로 이사와 4년간 공부해 2001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으며 2016∼2018년 국회에 파견됐다. 장 전 판사는 국회 파견 판사로 근무할 때 대인관계가 원만해 이후 자신의 고향에서 국회의원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장 전 판사가 사직하면서 전씨의 고(故) 조비오 신부와 5.18희생자 등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 재판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 재판은 2018년 5월 기소 후 1년 8개월간 진행됐다. 그동안 증인신문만 8차례에 걸쳐 이뤄져 새 재판부가 기록을 검토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음 달 10일 예정된 전씨 재판의 증인신문은 연기됐다. 다음 달 24일 법원 정기인사 때까지 임시 재판부 체제로 운영된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 들어서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 들어서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전두환(88)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제1권에서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라고 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 바람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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