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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험지란 말 쓰면 안돼…그 지역 유권자들 뭐가 되냐"

중앙일보

입력

이정현 무소속 의원. 전민규 기자

이정현 무소속 의원. 전민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험지 출마'를 선언하고 중진 의원들에게도 이를 요청한 데 대해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감히 험지란 말을 쓰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13일 CBS라디어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권에서 험지 얘기 나올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며 "그 지역의 유권자들은 뭐가 되냐"고 지적했다.

그는 "험지라고 하면 적어도 이정현 정도는 돼야 한다. 저는 1995년부터 여론 조사하면 당선 가능성이 제로였다"면서 "국토가 얼마나 넓다고 여기서 포기할 데가 어디가 있고 포기할 사람이 어디 있나. 이런 자세는 정치인 여야를 막론하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당에서 누구 내보낼 결정도 안 했으면서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들이 바로 지금 기득권 정치들이다. 제가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바꿔야 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한국당의 '험지 출마 당부'에 홍준표 전 대표가 반발한 것과 관련해선 "이런 논쟁을 큰 정치인들께서 하고 계시다는 게 참 우습다"고 일갈했다.

'황 대표가 보수 통합 대상에 이정현 의원 이름을 넣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36년 정치를 하고 3선 국회의원인 제가 거길 들어가게 되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되겠냐"며 "국이 상했다면 국물만 상한 게 아니라 건더기도 상한 것이다. 저도 상한 건더기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양심상 기존 새 정치 세력으로 출마를 할 양심은 없다. 두 번이나 당선됐던 순천을 놔두고 서울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가장 어려운 여건과 조건 하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유권자와 대화하고 유권자에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도 어렵고 상대도 가장 어렵고 이 정부를 심판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 가장 상징적인 지역. 그쪽을 선택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입장을 얘기를 하고 심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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