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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서열보다 능력 따른 ‘발탁’… 조성욱號 공정위 첫 인사

중앙일보

입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공서열보다 성과에 따른 발탁’.

1급 상임위원 신영호 국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 후 첫 국장급 인사를 요약한 말이다. 연공서열과 행정고시 기수 위주 공정위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능력ㆍ성과 중심으로 고위공직자를 발굴했다. 외부 출신(전 서울대 경영대 교수)인 그가 조직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10일 상임위원(1급)에 신영호 경쟁정책국장(52ㆍ행시 35회)을 임명했다. 곽세붕 전 상임위원(행시 32회)이 지난달 30일 퇴임한 데 따른 인사다. 공정위 상임위원은 3명이다. 조성욱 위원장과 지철호 부위원장, 비상임위원(민간) 4명과 함께 전원회의(법원 1심 격)에서 사건을 심의하는 판사 역할을 한다. 공정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 상임위원은 내로라하는 ‘조사통+정책통’으로 꼽힌다. 시장감시국장ㆍ카르텔조사국장ㆍ경쟁정책국장 같은 공정위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업무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의 인사가 주목받는 건 행시 35회라는 점에서다. 선배 기수(행시 32∼34회)를 뛰어넘어 발탁했다. 연공서열을 중요시하는 공정위에선 이례적이다.

신 상임위원의 승진으로 빈 경쟁정책국장 자리에는 신봉삼 기업집단국장(행시 35회)을 전보했다. 신 국장은 김상조 전 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7년 신설한 기업집단국의 첫 국장을 맡아 재벌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행위를 적발ㆍ조치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기업집단국장은 정진욱 서울사무소장(행시 36회)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기업거래정책국장과 대변인을 역임했다. 대변인이었던 조홍선 국장(행시 37회)은 서울사무소장을 맡는다. 조 위원장의 ‘입’ 역할을 할 대변인에는 육성권 과장(행시 39회)을 승진 발탁했다. 지난해 연말 공정위 간부평가(과장급)에서 최우수 과장으로 꼽혔다.

공정위는 다른 정부부처에 비해 세대교체가 늦은 편이다. 1급 상임위원에 3년 임기를 보장하다 보니 인사 적체 현상이 벌어지고 ‘젊은 피’ 수혈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수 역전’ 현상이 나타난 건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조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조 위원장은 인사 원칙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를 중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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