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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획 시론

AI 시대 ‘플랫폼 정부’로 패러다임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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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겸임교수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겸임교수

생활 속으로 들어온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AI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융합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 조용히 스며들어와 있는 ‘AI 캄 테크(Calm-Tech) 시대’가 도래했다. 7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0’의 화두는 ‘AI 기술이 생활에 주는 변화’다. 5G와 연결된 AI 기술이 생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주제다.

전망 2020 #인공지능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 #청년·중년 모두 AI 배워 활용해야

AI 음성인식과 얼굴 인식 기술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구글의 어시스턴트(음성 비서)는 AI 신경망을 도입해 메일 읽기, 문자 보내기 등 사용자 요구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AI가 식당 예약을 하고 인기 메뉴도 추천한다. 챗봇(Chatbot)은 24시간 예약 및 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 AI 동시통역 앱은 언어 장벽도 없앴다.

AI 안면인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감성적 측면에서 지원하는 AI 트랜스 테크(Trans-Tech)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신생아의 눈을 촬영하면 안구 질환과 유전병 진단이 가능하다. 구글은 AI 독감 예측, AI 치매 예방, AI 심장 질환 치료는 물론 재난 예방 시스템을 개발한다. AI 면접은 이미 보편화했다.

AI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은 행사에 참석한 수백 명을 인지해 체크인하고 음료 주문도 한다. AI 간호 로봇과 레크리에이션 로봇은 환자의 재활에 도움을 준다. AI 바리스타와 셰프 로봇도 등장했다.

AI 기술의 총화인 자율주행 차는 현재 운전자의 개입 없이 일정한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2025년에는 어떤 환경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AI 의사, AI 판사, AI 작곡가, AI 아나운서가 등장했고 앞으로 모든 분야에 AI가 도입된다. 미래 직업 중 60%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이 될 전망이다. 단순 반복적 업무는 AI 로봇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창의적·감성적인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2020년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돌파해야 할까. 정부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 첫째, AI 플랫폼 정부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그리고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둘째, AI 국가 전략이 일회성 발표가 되지 않도록 추진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과 연구·개발 체계 및 규제 철폐, 국제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넷째,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국민에게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는 AI 시대에 맞는 AI 국회로 변신해야 한다. AI 산업정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법 개정과 제도적 측면 및 윤리적 문제까지 고려해 효율적인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AI는 경영환경의 큰 변화다. 첫째, 기민한 ‘AI 애자일(Agile) 경영’을 해야 한다. AI 시대는 정해진 경영 패턴이 없고 비즈니스 모델은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한다. 과거의 틀을 고집하는 기업에 미래는 없다. 둘째,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 셋째, AI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경영해야 한다.

개개인의 생존법은 무엇일까. 세대를 불문하고 AI 활용법을 배우고 활용해야 한다.

학생은 AI 언어인 파이선 (Python)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청년은 10년 후 직업 변화에 맞는 소양을 갖춰야 한다. 중년층은 AI를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노년층은 AI 헬스케어 앱을 이용해 건강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PC에서 모바일을 거쳐 이제는 본격적인 AI 시대다. AI가 만드는 세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