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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산불, 미세먼지 7700까지 치솟아…“300 넘으면 일반인도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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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호주 남동부 산불이 역대 최악의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대기 질은 살인적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드니 1370 기록 … 49도 폭염 겹쳐

6일 오후 9시 현재 호주 시드니의 미세먼지 농도는 국제 척도인 AQI(대기질 지수) 기준으로 1370을 기록했다. AQI는 초미세먼지(PM 2.5), 미세먼지(PM 10), 오존(O3),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2)의 무게를 측정해 합산한 수치다. AQI 지수가 200을 넘으면 ‘위험’으로 분류된다.

보건부의 건강 담당 국장인 폴 더그데일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15년 전 AQI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악”이라고 밝혔다. 한때 산불 발생 지역 중 한 곳인 모나쉬에선 7700이라는 이례적 수치까지 나왔다. 폴 리드 모나쉬대학 교수는 “AQI 지수는 300을 넘으면 환자·노약자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건강이 악화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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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ABC방송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소방당국은 현재 주 전역에서 150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중 64건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NSW주와 맞닿은 빅토리아주에서도 지난 3일 산불이 다시 시작돼 미국 뉴욕 맨해튼 면적 크기인 60㎢ 규모의 대지를 태웠다. 지난 2일 NSW주에 이어 5일에는 빅토리아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산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도시 지역에는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다. 시드니 서부 팬리스의 지난 4일 최고기온은 48.9도로 시드니에서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939년 이래 가장 높았다. 호주 수도 캔버라도 4일 오후 최고기온이 44도를 기록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격렬한 산불이 향후 몇 달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화재 진압을 위해 호주방위군(ADF) 예비군 3000명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희·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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