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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만에 한번씩 울린 119 전화벨…그 중 25%는 잘못 눌린 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8월 서울에서 발생한 한 화재현장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소방청은 119 신고건수가 2019년 한해동안 1156만717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지난해 8월 서울에서 발생한 한 화재현장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소방청은 119 신고건수가 2019년 한해동안 1156만717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아이 손이 문틈에 끼었어요."

지난해 도움을 요청하며 119에 걸려온 전화는 1157만건에 달했다. 때문에 119 전화벨은 3초마다 한 번꼴로 울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6일 119 신고 건수가 2019년 일 년간 1156만717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집계한 우리나라 인구는 5171만명이다.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119에 신고 전화를 건 셈이다.

[그래픽 소방청]

[그래픽 소방청]

화재 출동 3분마다 1번…잘못 건 전화 25%

전화 신고 수치는 2018년(1138만4521건)보다 1.6% 늘어났다. 화재 신고로 인한 출동은 15만3281건으로 3분마다 1번꼴로 소방관들이 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출동(88만1990건)은 36초마다 한 번씩 출동이 이뤄졌다. 구급 상황으로 인한 출동은 293만9400건으로 11초마다 1회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잘못 건 전화'의 비율도 25%에 달했다. 스마트폰 긴급전화가 우연히 눌려 119로 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119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상황 요원의 판단에 따라 집계되는데 전화가 걸려왔지만 '무응답'인 경우는 전년 대비 14.4%나 늘었다. 신고 전화를 상황 요원이 받았지만 '걸어가는 소리'나 '일상 대화'가 들리는 경우처럼 '오접속'인 경우도 2.1%나 증가했다.

[그래픽 소방청]

[그래픽 소방청]

구조·생활안전 신고 늘고…울산·경북 증가

119전화의 대부분은 화재와 구조·구급·생활안전 신고(38%)였다. 이 중에서도 2018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구조(8%·4만6501건)와 생활안전 신고(6%·4만1921건)다.

소방청은 "지난해 태풍 '링링'을 포함해 한반도를 직접 강타한 7번의 태풍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구조와 안전조치 관련 119 신고 건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신고 건수는 7~9월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태풍의 영향으로 울산(전년 대비 8.3% 증가)과 경북(6.6% 증가)의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발생한 화재는 40만30건. 28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발생한 화재는 40만30건. 28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화재 사망자는 23% 줄어

반면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한해 발생한 화재는 4만30건. 화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84명이었다. 2219명이 상처를 입었고, 805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화재는 110건, 인명피해는 0.8명, 재산피해는 2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2018년과 비교하면 화재는 5.5% 감소했다.

2018년 1월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고려하더라도 인명피해는 13.9%(46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121명에 달해, 전체 화재 사망자의 42.6%에 달했다. 소방청은 "인구수로 대비하면 화재로 인한 노인 사망이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별로는 50.3%가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3.4%가 전기적인 요인, 10%가 기계적인 요인으로 드러났다.

김승룡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초고령 사회 도래에 대비해 노인 1인 가구 등 안전취약자 거주시설에 대해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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