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편리미엄'이 대세…2020 외식업 창업자가 주목 할 키워드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27)

매년 19만명의 새로운 식당들이 문을 연다. 매년 새로운 반짝 아이템들이 창업 시장을 휩쓸고 지나가고 그 자리엔 폐업의 흔적들이 남는데도 조금만 인기가 있으면 너도나도 유행 아이템을 좇아 창업한다. 2019년엔 마라탕 전문점이 전국을 강타하더니 지금은 또 짙은 폐업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어떤 업종을 선택해 문을 열 것인가를 치밀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난 몇 년간의 소비자 데이터 즉, 외식소비 행태에 대한 수치를 파악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어떤 트렌드로 외식업이 전개될 것인가를 알려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눈여겨봐야 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5년간 국내 외식소비 형태를 살펴보자. 고객이 방문해서 식사할 때는 한식이 60%, 중식과 패스트푸드가 각각 6%를 차지하고, 구내식당이 7%를 넘을 만큼 경기침체로 인한 지불가격에 민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절대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한식이 전체 6할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도 민감하지만, 대다수의 고객이 이용하는 한식 업종이 그나마 덜 위험하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외식소비 형태를 보면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와 적정한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즉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식당보다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적은 배달과 테이크아웃 업종 창업이 다소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Pixabay]

최근 5년간 국내 외식소비 형태를 보면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와 적정한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즉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식당보다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적은 배달과 테이크아웃 업종 창업이 다소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Pixabay]

배달업종의 경우에는 치킨이 50%, 중식 23%, 패스트푸드 17%로 전체 배달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에 치킨집이 3만5000개가 넘을 만큼 엄청난 다경쟁 상태를 보인다. 테이크아웃 시장의 경우에는 패스트푸드 25%, 분식류 20%, 한식류 19%, 제과제빵류 12%로 나타나고 있다. 외식형태별 소비자 지출비용을 보면 배달 1만5000원, 방문 1만2000원, 포장 9000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쉽게 찾아오는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와 적정한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투자비 많이 들어가는 식당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적게 들고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적은 배달과 테이크아웃 업종 창업이 다소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점 선택요인으로는 방문, 배달, 테이크아웃 공히 음식의 맛이 전체평균의 75%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그다음이 가격, 위치, 접근성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년간 국내 외식시장의 주요 트렌드는 ▲혼밥·혼술족의 증가 ▲고급스러운 음식을 신속하게 즐기고자 하는 패스트 프리미엄 시장 등장 ▲가정에서 편리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대용식(HMR) 식품 급증 ▲앱을 통해 다양한 메뉴를 선택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푸드 플랫폼 시장의 급성장 ▲빵 순례를 하며 전국을 유랑하는 등 미각을 찾아 나만의 경험을 즐기고자 하는 미각 노마드족의 급성장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외식 트렌드는 시시각각 변하고, 변화에 맞게 신메뉴가 개발되고 신사업이 떴다가 사라지는 현상은 반복된다. 소비자의 외식 소비형태의 데이터 못지않게 향후 어떤 트렌드로 소비자가 외식을 선택해 나갈 것인가를 예측하지 않고서는 치열한 정글의 늪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11월 28일 농림식품부 주관으로 양재동 서울 AT 센터에서는 2020년 떠오르는 외식경향 발표가 있었다. 그 세미나에서 2020년 외식경향 핵심 키워드로 그린 오션(Green Ocean) 시장의 부각, 바이 미 포 미(Buy me-For me) 소비경향, 멀티 스트리밍(Multi Streaming) 소비, 편리미엄 외식의 확대를 선정했다.

멀티 스트리밍 소비형태의 확산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채널을 통해 외식소비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 중심 마케팅이 급성장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층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Pixabay]

멀티 스트리밍 소비형태의 확산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채널을 통해 외식소비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 중심 마케팅이 급성장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층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Pixabay]

그린오션은 채식전문 식당인 비건(Vegan)레스토랑, 식물성고기 메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근절 등 친환경 요소로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Buy me-For me는 나만의 개성 있는 만족과 즐거운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나를 위한 소비 경향을 말한다. 이 세대는 내가 사고자 하는 제품 혹은 식당이 다소 비싸더라도 자신의 감성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면 과감히 선택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한정 메뉴의 개발 등을 접목해 볼 수 있다.

멀티 스트리밍 소비형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 채널을 통해 외식소비 감성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콘텐츠 중심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매년 급신장하고 있고,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 층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편리미엄은 현재 27%를 넘어서고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한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함께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소비성향을 말한다. 가정대용식 상품의 고급화, 프리미엄 음식 포장과 배달메뉴의 개발, 집에서 와인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느끼며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밀 키트(Meal kit) 제품의 등장 등이 예상된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함께 추구하는 편리미엄 형태의 소비성향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정대용식 상품의 고급화, 집에서 와인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느끼며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밀키트(Meal kit] 제품의 등장이 예상된다. [사진 Pixabay]

1인 가구를 겨냥한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함께 추구하는 편리미엄 형태의 소비성향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정대용식 상품의 고급화, 집에서 와인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느끼며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밀키트(Meal kit] 제품의 등장이 예상된다. [사진 Pixabay]

끝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주방 사업은 침체하고, 오히려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메뉴를 아웃소싱 제품으로 단순화시켜 가정과 직장으로 신속히 배달하는 공유메뉴 사업이 부각되리라 여겨진다.

이제까지 고객의 접근성이 높은 좋은 입지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해 고객을 유치하던 외식시장은 편리함과 가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점차 사라지고, 적은 투자로 가심비 높은 메뉴를 개성 있게 제공하는 외식공간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소비자가 보여준 소비형태를 분석하고 향후 국내 외식시장이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금 빨리 출발하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준비하고 예측해 목표를 정하고 걸어가는 2020년 경자년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